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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 : Westwood Studio
  • 유통 : EA Korea(국내 유통)
  • 장르 :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웨스트우드에서 만들어진 듄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이 어드벤쳐를 기반으로한 혼합 장르의 게임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 아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 게임을 즐겨 본 사람을, 국내에서 만나기란 손가락으로샘을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으로 찾기는 힘들다-물론 본격적으로 찾으려고 노력한다면 충분히 손가락 갯수가 모자라도록 찾긴 하겠지만. 그렇다는 거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흥행 장본인이라고 불리우는 듄 II는 그 이후 듄 2000을 거쳐 듄의 네번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엠퍼러 베틀 포 듄(이하 엠퍼러)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그간 커맨드 앤 컨쿼 시리즈를 내면서, 국내에서는 엉뚱하게 블리자드와 같이,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메이커로만 인식되고 있는 웨스트우드의 이번 작품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때, 필자는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어떠한 일말의 기대감.

– 3D

엠퍼러는 웨스트우드에서 처음 시도하는, 3D 엔진 기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3D 엔진을 사용한 전략 시뮬레이션은, 번지 소프트의 미스를 필두로 여러가지 게임들이 유행처럼 쏟아져나오기 시작했고, 웨스트 우드역시 이러한 유행에 발맞추어 그들의 최신작을 3D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3D 전략 게임 전반에 있어서,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들지 않아하는 사항은, 카메라 컨트롤과 관련된 인터페이스의 복잡함이었다. 3D 게임은 엔진의 특성상 자유스러운 시점을 지원해 줄 수 있으며, 이것은 카메라 컨트롤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해 주었지만,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결국 추가된 조작 방법을 익히는 시간만이 배가 되었을 뿐이었다. 그것도 단지 ‘잘 보기 위해’서. 그래도 효율적인 카메라 컨트롤 인터페이스를 구현한 것이 있다면 렐릭사의 ‘홈월드(Home World)’정도가 될 것 같지만. 이외의 3D 게임에서의 카메라 컨트롤 인터페이스는 차라리 만들지만 못하다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 앤 화이트의 카메라 컨트롤 인터페이스 역시 복잡 다난하긴 마찬가지이다-인터페이스의 편리성이란 것은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어쨌든 엠퍼러의 카메라 조작 인터페이스는 단순하다. 카메라의 시점은 전장의 천정에 고정되어 있으며, 줌 인, 줌 아웃, 패닝을 지원할 따름이다. 덕분에 간결한 카메라 조작-사실 필자는 줌 인,아웃 밖에는 쓰지 않았다-을 지원하게 되었지만 화려한(시점 변환을 이용한)연출은 애시당초 포기를 해야만 했다. 는 것이 엠퍼러의 3D이다. 3D를 이용했지만 효과는 2D와 비교를 해서 그리 크지 못했다. 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앰퍼러의 3D 그래픽이 결코 기존의 2D 게임들에 비교해서 떨어진다 던가 하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3D 가속을 바탕으로 한, 게임 그래픽과 각종 이펙트들은 화려하며, 충분히 3D로 전환한 보상을 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사막을 횡단하는 유닛을 갑작스레 잡아먹는 웜의 연출은 이 게임의 그래픽 중 가장 멋진 부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역시 3D의 전환에 있어서 걸림돌은 자연스레 시스템의 사양이 올라간다고 하는 부분일 것이다. 웨스트 우드의 전략 시뮬레이션은 최대 유닛 갯수 제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닛이 많아지면 고질적으로 게임이 느려지는 현상이 발생하곤 한다-게다가 멀티플레이 때의 슬로우 다운은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스토리

엠퍼러의 스토리는 듄 시리즈의 원래 배경인, 사막의 혹성 아라키스를 차지하기 위한 패권 다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영원한 앙숙인 아트레이드와 하코넨에 더불어, 새로운 가문인 오르도스가 포함된 것이 엠퍼러의 기본 세력 배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엠퍼러의 스토리 시작은 황제인 사담이 죽고난 다음, 황제의 자리에 오르기 위한 세 가문의 암살 전쟁으로 시작하게 된다. 세 가문은 지정된 협약에 따라서 아라키스에서 황제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스토리의 진행에 있어서의 맹점이라고 한다면 시디 4장의 대용량(…)인 주제에 세 가문의 스토리 플롯은 하나같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마지막 엠퍼러 웜을 처리하는 미션까지 모든것이 동일해서 싱글 미션을 진행하기에 너무 식상한 느낌을 주고 있다. 동일한 스토리 라인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한 가문의 엔딩을 본 다음 부터는 단순한 새로운 동영상-배우들을 제외하고는 별로 새로울 것도 없지만-을 본다는 재미로만 게임을 진행해야 되기 때문에 상당히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같은 엔딩을 세번이나 보기 위해서 게임을 할 사람은 없다. 당연하게도.

스토리 연출은 미션 시스템 연출과, 지금은 웨스트 우드의 전매특허가 되어버린 실제 배우를 이용한 실사 동영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적인 완성도는 전작인 적색 경보 2에서 발전한 것은 없다.

– 기타 문제점

한국에서 발매를 한 엠퍼러는 완전 한글화를 거쳤다. 무리한 스케쥴에 쫓겼는지, 적색 경보 2때 만큼의 성공적인 한글화에는 실패를 했다. 성우들의 연기는 맥이 빠지는 느낌이 들 정도이며, 고질적인 폰트 문제도 게임의 분위기를 망치는데 일조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아트레이드 가문 싱글 플레이에서의 동영상 화일의 에러, 하코넨 가문에서의 잘못된 음성 더빙으로 인한 음성 다중 현상(…)등의 버그가 눈에 보이는 것은 그간 EA의 그나마 성공적인 한글화 전략에 어느정도 먹칠을 하는게 아닌가 한다.

게임의 전반적인 문제점으로는 1.06 패치가 나온 현재까지 이유 불명의 게임 다운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식적으로 웨스트우드에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그들 역시 해결 방법을 모르는걸까?-이러한 사항은 하루 빨리 개선된 패치가 나와줘야 할 것 같다.

– 전체적으로는 평범한 만족

사실 아트레이드의 엔딩을 본 다음 하코넨 싱글 플레이를 하고 있을때에는 이미 두근거림 따위는 다 사라져 버린지 오래였다. 단순히 정품을 산 본전을 보겠다는 남다른 각오만으로 35%정도는 억지로 게임을 진행했다고 하는 점에 대해서는 부인할 수가 없을 것 같다-그나마 필자는 멀티플레이 자체에 그렇게 게의치 않는 사람이어서 멀티플레이의 불만 따위는 전혀 없었다는게 후한 점수를 받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중반 정도에 가서는 지루하긴 했지만, 싱글 플레이 부분에 있어서 엠퍼러는 다양한 대전략 구사를 위한 아이디어(비록 싱글 플레이에서 한정된 문제이긴 하지만)를 여러곳에서 사용했다는 점에 있어서 칭찬을 받을 만 할 것이다. 덕분에 이제는 진부하다고 할 수도 있는 실시간 전략 게임에서, 어느 정도는 체계화 된 전략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은 이 게임을 즐기는 재미 요소를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단순하게 클론 게임을 만들어내는 국내의 개발사들은 조금은 본 받아야 할 자세 아닐까?

엠퍼러는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다. 아이디어도 있고, 시디 3장 분량의 동영상이 있고, 엄청난 양의 미션-이렇다할 이벤트가 있는 미션들은 아니다-과 여러분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다양한 효과도 존재한다. 다만 혁신적이지 못한 게임이므로, 뭔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