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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Garth Jennings
  • 원작 : Douglas Adams
  • 출연 : Martin Freeman, Mos Def, Sam Rockwell, Zooey Deschanel
  • 필름 포럼 1관에서 관람 (라열 43번 2회 13:50 2005. 10. 03.)

겁먹지 마시오!(Don’t Panic!)

…라는 문구는 비단 안내서 표지에만 필요한건 아니었던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을 hey에게 듣고난 뒤, 가장 우려했던 점은 원작 소설이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라는 점이었다. 상당히 오래전 번역서가 출간되었고, 최근에 다시 리뉴얼 되어 재발간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이하 안내서>는 내가 아는 한 주변에서 읽어본 사람이든, 읽는 사람이든 발견하기 힘들었던것이다-내가 처음 이 책을 접했던 대학 시절에는 아에 책 구하기가 힘들었을 정도니까.

그래도 약간의 희망을 가졌던 것은 원작의 고향인 영국이나, 우리나라 영화 마케팅 담당자들이 가장 많이 참고하는 시장인 미국 박스 오피스에서 상당히 괜찮은 성적-어쨌든 수주간 1위를 하고 있었고, 상당 기간 상위권에 머물러 있었다-을 거뒀다는 것. 대중적이진 못할지라도 마케팅을 제대로 해 준다면 어느 정도는 승산이 있을거라 판단했었지만, 영화는 한참동안이나 국내 개봉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혀 없었고, 그나마 잊혀질만할 때 즈음에 개봉을 할 때에는 상영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나로써는 기대한 만큼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필름 포럼 단관 개봉이라는 사실은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그나마 지금까지 상영중이라는 사실은 사흘 전 즈음에 알았다(!).

<안내서>가 매니악한가? 분명 원작을 읽어본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겠지만, 내용은 되려 스타워즈 시리즈 보다 훨씬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극장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명 <안내서>의 원작을 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나름대로 영화를 즐기고 있었고,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흥분을 감추질 못하고 있었다. 와이드 개봉 같은건 바라지도 않지만, 이렇게 단관 개봉으로 끝날 영화는 아니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고, 그래서 영화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짜증섞인 분노 밖에 표출 할 뿐이다-이 영화는 단관개봉을 마침과 동시에 발빠르게 DVD(Code 3)로 출시된다. 참고로 필름 포럼은 옛 헐리우드 극장의 리뉴얼 버전. 과거, 별로 유명하지 못했던 영화들이 극장 상영후 재빨리 간판을 내리면서, VHS로 출시될때 ‘헐리우드 극장 상영작’이라는 꼬리표를 마케팅 문구로 달고 나왔던 것을 생각해 보니 왠지 다시 한번 씁쓸해졌다.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Douglas Adams의 유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원작과 부분 부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마치 <안내서>의 라디오 드라마나 TV 시리즈가 그때 그때 차이를 보인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까? 추측(각 매체 별 차이는 소설 개정판에 있는 Adams의 서문을 참조, 각 매체의 차이점은 본인도 직접 보진 못했다)을 해 볼 뿐이지만, 거슬리지 않는 선에서 영화 자체의 아이덴티티가 있어서 좋았다 라고 할 수 밖에-아, 그리고 생각 외로 Trillian(Zooey Deschanel 분)이 귀엽게 나와서 나이스 했다. (…)

영화는 원작 1권의 내용에 해당한다. 영화 말미에 2권 내용에 대한 암시가 들어가는것 같았는데, 영화가 책과 동일하게 다섯편의 시리즈로 만들어질지 어떨지는 의문이다-무엇보다 영화의 스크립트 작업을 하던 원작자 본인이 이미 고인이 되어버린지라 후속편은 더더욱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후속작이 나온다면 그땐 제발 단관 개봉해서 사람 고생시키는 일 좀 없었으면 한다. (정말로)

ps. 참고로 <안내서>의 DVD는 10월 15일 발매 예정. 그(그녀)들이 원작을 읽지 않았는지는 어떻게 알았냐고? 극장 앞에서 ‘소설을 25% 할인해서 판다는데?’라면서 서로 떠드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