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웨이

(띠지의 내용과는 다르게 실제 크래프톤이 게임 제작 명가가 되었는지는 더 많은 사람들의 동의가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크래프톤 웨이는 여러모로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책입니다. 이 책이 나오는 시점의 크래프톤은 주식 시장 상장을 위한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고, 공모 대박에 편승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현재까지도 드글드글합니다. 바로 얼마전까지 공모가가 인정 못 받았다느니, 최대 금액으로 결정 되었다느니 하는 식의 여러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죠.

거기에 크래프톤의 대외 이미지는 그렇게 썩 좋은 편은 아닙니다. 물론 일반인들 입장에서야 크래프톤은 펍지(PUBG: PlayersUnknown’s Battalgrounds)로 유명한 돈 잘버는 게임 회사란 이미지이지만, 불루홀 창업 당시 불거졌던 NC 소송전, 초기 테라의 실패, 어린 여성에 대한 대상화를 통해 기사회생 했다는 일부의 평가, 거기에 의장이 공개적으로 주 52시간제를 반박하다 여론의 역풍을 맞기도 했고,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게임 업계에 만연한 잘못된 구조조정 방식으로 인해 여러 뒷 이야기가 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이 책이 일종의 이미지 세탁이나 프로파간다 용 책이 되지 않을까 의심스러울 수 밖에요.

하지만 개인적인 감상으로 이 책은 일종의 오답 노트에 가깝다고 보입니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기업은 생존 만으로도 많은 가치를 가지지만, 어쨌든 성공하기까지 했지만, 이 책에서 그 성공에 대한 방정식 같은 건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어떤 분의 책 리뷰에서 처럼, 오히려 성공은 그들이 추구해오던 것과 전혀 다른 방향에서 찾아왔고, 막판의 펍지의 성공을 크게 방해할 뻔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철저히 경영진의 시선(그것도 본인 스스로 나는 게임에 대해 잘 모른다고 선언한 분이 중심이 된)으로 정리 된 이 책은, 의심과는 달리 나름 곱씹어 볼 만한 내용들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하지만 각 챕터 별로 있는 이른바 “장병규의 메시지”가 이 책에서 가장 쓸모없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개발자라면 경영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볼 수 있을 것이고, 경영진이라면 일단 이들의 방법이 결과적으론 성공했지만, 의미적으로는 실패했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은 책이 될 수 없는 지점은 경영진의 선택이 개발 일선에서 미친 영향이나, 개발 자체의 난맥상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시피 한 지점이겠지요. 게임 회사를 다루고 있지만 정작 게임 제작에 대한 내용은 그저 인상 평가에만 그치곤 합니다.

그러니 “돈 잘버는 게임 회사 = 게임 제작의 명가” 라는 이상한 공식이 띠지에 들어가도 이상한 점을 못 느꼈겠지요. 저 공식이라면 국내에서 게임 제작의 명가는 일단 NC와 넥슨이 가져가야 합당할 것입니다. …

한번 쯤은 읽어봐도 좋은 책 입니다. 의외로 머리를 끄덕이게 되는 부분도 분명 있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경전 삼아 숭배하려는 사람을 만나거든 일단 경계부터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