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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Wolfgang Petersen
  • 출연 : Brad Pitt, Diane Kruger, Eric Bana, Orlando Bloom, Sean Bean
  • 오리 CGV 11 1관에서 관람

이 영화는 일리어드가 아니라 ‘트로이’이다-물론 오딧세이는 더더욱 아니지만(…).

영화는 신화적인 면은 최대한 배제 하려 노력한 면이 보인다. 트로이의 유적이 발견된지도 벌써 반세기가 훨씬 넘어간 시점에서 사실 신화적인 면을 부각시킨다는 것은 어쩌면 도박이었을지도 모른다. 때문인지 이 영화에서는 일리어드에서의 온갖 드라마틱한 요소들-신탁, 인신공양, 저주 받은 인생, 심지어 아킬레스 건 마저도-이 배제되거나 현실적으로 각색되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사실주의적인 영화인가? 이런 질문은 누군가 나에게 던진다면 나는 주저없이 ‘아니 그냥 재미없고 지루한 영화일 뿐이야’라고 대답하겠다.

정말이지, 이렇게 이야기를 지루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위안거리라고 할 수 있는 액션 장면들에 있어서도, 최소한 나에게는 지루함의 연장일 뿐이었다. 중세 보병 처럼 뛰쳐나가기만 하는 그리스 중장 보병이나, 로마 군인 처럼 전술을 펼치는 트로이 군사나 멋대가리 없기는 마찬가지(게다가 사실성도 제로. 차라리 반지의 제왕의 우르크하이들이 중장보병 같았다면 할 말 다 한 것이다). 전투 장면에 한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단순히 수만대 수만의 군사가 맞 붙어 서로 밀고 당기고 하는식의 줄다리기만 할 뿐, 스펙타클도, 화려한 전투 장면도, 그렇다고 해서 사실적인 육박전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교하는건 그렇지만) 반지의 제왕에서의 대규모 전투신 같은 재미나 박진감 같은건 약에 쓸래야 찾아 볼 수 없다.

이 영화의 지루함의 절정은 아킬레스와 헥토르의 일대일 대결 장면이다. 비싼 돈 주고 캐스팅 한 브래드 피트가 아까운건 알겠지만, 그렇게 (시쳇말로) ‘후까시’가 중요했냐(으구). 나의 눈에는 아킬레스가 사촌 동생의 죽음에 정신을 잃은 광기어린 전사가 아니라, 멋있어 보이려고 안달난 영웅병 환자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

차라리 이럴바에는 어설픈 사실주의를 이야기 하려기 보다는 그냥 신화적인 이야기일지언정 드라마나 강화를 해줬으면 좋지 않았나 생각해 보지만, 이미 이렇게 만들어서 공개를 해 버렸으니… 아아 그래도 그렇지, 이봐요 감독님. 난 그래도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은 재미있게 봤었다구(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