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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Stephen Gaghan
  • 출연 : George Clooney, Matt Damon, Alexander Siddig, Amanda Peet
  • 오리 CGV 11 8관에서 관람 (G열 4번 3회 14:55 2006. 04. 01.)

그러니까 목요일 즈음이었을 거다. 언제나 그랬듯 일상 자체에 넌더리를 내며 직장에서 퇴근한 직후 ,주말에 볼 영화를 물색하기 위해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각 영화관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필름포럼에서 Good Night and Good Luck을 한다는 정보를 보고는 hey에게 긴급 메세지를 보내봤지만, ‘장담 못해. 90% 확률로’라는 답을 받은데 좌절해버린 나는 그에 대한 좌절감인지 반작용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원인으로 2차 번개 영화 미팅을 주선해 버렸고 결과는(예측가능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해 버렸다.

결국 금요일 저녁 집에 도착하자 마자 근처 영화관의 시간표를 뒤져 그간 보고 싶었던 영화의 리스트를 점검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시간과 타이밍, 그리고 내 선호가 맞아떨어진 세 영화를 보기로 결심했다. 부모님이 여행을 떠나버리시는 덕분에 집에 혼자 있어봤자 득될건 없다는 점도 작용을 했기 때문에 혼자 영화를 본다는 부담 같은건 없었다(게다가 이젠 많이 익숙하기도 했으니까).

사실 영화를 관람한다는 행위가 복수로 이뤄지느냐 아니면 단수로 이뤄지느냐에 대한 중요한 의미는 없다. 영화를 관람한다 자체는 혼자라도 익명의 사람들과 같이 한곳을 바라보기도 하며, 친한 사람과 같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조용히 각자 스크린을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관람하는데 있어서 타인의 존재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그렇지만 역시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시작할 때 까지 대기하고 있는다던가, 영화가 끝난 후 서로의 감상을 확인한다던가, 보고 싶은 영화를 고르기 위해 갑론을박을 한다던가 하는 재미는 ‘누군가와 같이 영화관을 갔을 때’만 가능한, 아직까진 나에게는 사치이기만 한 일이다. 그냥 영화 보는 그 자체의 행동으로만 만족. 그래, 이것마저도 잘 못하게 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이니까. 이렇게라도 위안하지 않으면 왠지 안될 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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