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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독 : Brad Bird
  • 목소리 : Craig T. Nelson, Holly Hunter, Samuel L. Jackso
  • 공군 교육사령부 중강당에서 관람 (A열 15~18번 즈음? 1회 17:30 2004.12.25)

기본 군사 훈련기간 동안에 보내는 군인의 크리스마스-그것도 24일, 진주에는 눈까지 내려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기도 했었다-는, 경험한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하겠지만, 그다지 즐거운 것 만은 아니다. 그것은 신병이든 부사후이든 사후이든 마찬가지인데, 눈을 돌려도 징그러운 남자들만 우글거리고, 짬에 밀려 당직을 선 심기 불편한 소대장이라도 옆에 있으면 그 해의 크리스마스는 이미 천국이 아닌 지옥이 되어버린다.

군대라고 하더라도 일단 주말과 휴일에는 어느 정도 쉴 수 있는지라, 보통은 체련활동을 하거나 영화 상영을 하는 편이다. 우리 기수가 훈련을 받는 동안에는 직접 구입한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DVD를 한편씩 보곤 했는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당직 소대장님의 성은(…)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정식 루트가 아닌 암흑의 루트로 들어온 버전을 가져 오셔서 엄청 쇼크였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본 걸 보니 나란 인간도 역시 아직 멀은 모양이지만).

영화는 재미있었다 라는것 이외에 기억나는건 별로 없지만, 군인들을 모아놓고 영화를 본다는것이 예상 밖으로 흥미진진한 일이라는걸 조금은 느낀듯 하다. 작은 유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악당을 물리치는 장면에서는 어린애 처럼 환호한다-평균 연령이 스물 여섯인 주제에도 이미 그런건 상관이 없다-작은것에 기뻐하고 눈물흘리고, 감사할 줄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사실 그들은 많은것을 배운것일지도 모른다. 사회에서 봤다면 그런 반응들은 절대로 나오지 않지, 아마도 그랬을 사람들이 대다수였을껄(웃음).

그런 경험에 대한 기억. 나쁘지는 않았다. 영화보다는 영화 외적으로 기억에 남는 영화도 나에겐 참 드물지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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