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5월 19일 NHN은 보도자료 배포를 통하여 자사의 새로운 게임 유통 서비스인 '아이두게임iDoGame'을 발표했다. 기존 한게임HanGame이 보유하고 있는 유저 풀User Pool을 기반으로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과 이를 연결시켜주겠다는 취지의 서비스인 아이두게임은 최근 IT 업계의 화두인 애플Apple의 앱스토어App Store 전략을 온라인 게임 버전으로 특화시켜낸 것 처럼 보이지만, 전용 게발툴인 게임 오븐Game Oven(2009. 6. 9. 현재 Beta Release Ver 1.00)을 위시한 개발자 지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손쉬운 온라인 게임 개발 환경 지원을 통한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아이두게임의 지원 정책

현재 NHN에서 밝힌 아이두게임의 개발자 지원 정책을 정리하자면, 손쉬운 형태의 통합 게임 개발툴인 게임 오븐의 무상 제공, 한게임이 보유하고 있는 게임 인프라스트럭쳐Game Infrastructure 제공, 일일 최고 동접자를 기준으로 한 포인트 누적과 상금(현금)의 지급을 내세우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개발자 커뮤니티의 운영, 게임에 필요한 리소스들을 확보하여 오픈소스Open Source화 하여 개발 저변을 확대한다는 목표하에 서비스를 진행시키고 있다.

이는 아마추어 게임 개발에서 오는 어려움들인 제작 자체의 난이도 문제를 전용 개발 툴로 해결하고, 한게임의 막강한 인프라스트럭쳐와 리소스 확보를 통하여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들의 온라인 게임 개발 장벽을 낮추며, 또한 실적에 따른 현금 보상을 통하여 실력만 있다면 각 아마추어 팀들이 수익 사업을 펼칠 수도 있도록 하여 긍정적인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한게임은 다양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신규 게임 발굴 및 능력있는 개발자에 대한 인재 풀을 형성할 수 있으며, 또한 이후 적용 될 것으로 보이는 부분유료화 모델, 인게임 애드In Game Ad. 등을 통하여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보여진다.


NHN의 함정

NHN 의 입장에서는 아마추어 개발자들을 통하여 신선한 게임을 발굴해내고 그에 따른 상업적인 이익을 취하겠다는 생각은 나쁘지 않아보인다. 사실 아이두게임을 통해 NHN이 상업적으로 당장에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NHN에 대한 기업 이미지(특히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암암리에 퍼져있는 NHN의 독점적인 위치를 등에 업은 횡포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면에 있어서는 대단히 긍정적이다. 또한 앞으로의 아이두게임의 사업 확장을 통하여 앱스토어와 같은 개발자-유통사-소비자 상생의 생태계Eco System가 형성될 수만 있다면 NHN으로써는 아이두게임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넘어야 될 산이 수도 없이 많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발표 된 아이두게임의 여러 정책들은 아마추어 제작자 위주의 정책들이 우선이며, 때문에 개발자-유통사-소비자 모델이 아닌, 단순한 게임 공모전과 비슷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흥미위주의 아마추어 개발자들의 참여는 성공적으로 이끌어냈지만, 진정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좀 더 상위 클래스-준 프로, 또는 영세 개발자 집단-의 개발자들을 아이두게임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으나, 지금과 같은 정책으로는 이들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공모전은 어디까지나 이벤트일 뿐

상위 클래스의 개발 집단의 참여를 위한 유인으로 아이두게임 리그 같은 공모전 보다는 성공적인 수익 모델을 제시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이는 이미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으로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아이두게임에서는 '인기 보너스' 제도를 통하여 보상을 지급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공모전의 상금의 개념으로 봐야 할 뿐, 상업적/준상업적 게임의 수익과 직결시키기에는 무리가 많다.


상업적인 접근의 한계

자, 여기 영세한 규모의 게임 제작 그룹이 있다. 기획 1, 그래픽 1, 프로그래밍 1, 총 3인으로 구성된 팀으로, 각자 일당 백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며, 화려한 개발 이력을 거치며 게임 업계에서 생활해왔지만, 힘든 월급쟁이 생활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 각자 회사를 박차고 나와 팀을 결성했다. 이들의 목표는 아이두게임에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을 런칭하여 "인기 보너스"를 통하여 수익을 얻는 것. 자, 이들은 과연 자신들의 욕망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을까?

NHN 에서 제시한 "인기 보너스"는 '일일 최고 동시 접속자 수' * 100원을 기준으로 볼 때, 일일 최고 동접자 수가 1,000명씩 한달(30일 기준)을 유지할 경우 이들의 한달 평균 수익은 약 300만원을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 상금에 붙게되는 세금(총 금액의 22% = 약 66만원)을 제하고 나면 약 230만원 정도를 만질 수 있게 된다. 즉, 동시 접속자가 1,000명이 한달간 유지된다고 했을 때, 팀원 1명이 받게되는 금액은 월 약 77만원 정도가 되게 된다. 여기에 게임을 개발하는데 들어가는 각종 비용과 시간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실질 소득은 더욱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동시 접속자 수 기준 포인트 누적 시스템

그렇다면 동시 접속자 수를 10배인 10,000 명으로 유지시키는 초 대박 게임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마찬가지의 계산으로 1인당 돌아가게 되는 금액은 월 약 770만원이 된다. 오, 이거 괜찮은걸? 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함정은 시작된다. 일일 동시 접속자 1만명을 유지시키는 MMO 게임도 손에 꼽는 마당에 (아직까지는)조악한 개발 툴을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로 만든 게임이 과연 일일 동시 접속자 수를 1만명에 도달이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경험적인 문제가 생각을 가로막는다. 사실 잔인한 이야기지만, 1만이나 1천은 커녕 1백도 도달하기 힘들다. 어째서일까?

아이두게임의 모든 게임들은 한게임에서 서비스된다. 국내 계정 수만 3천만이라는 숫자는 어마어마한 분명 어마어마한 잠재 시장이지만, 이는 곧 한게임에서 서비스 중인 다른 여러 게임들(MMORPG 부터 고스톱/포커 등의 보드 게임 까지)과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당신이 세달 정도의 기간동안 9M/M을 투입하여 만든 조악한 게임은 미안하지만 몬스터 헌터 프론티어 온라인Monster Hunter Frontier Online, 테라Tera, C9, 혹은 한게임 포커와 경쟁을 해야 한다'라는 것은 곧 그 게임들과 경쟁해서 그들의 유저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와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일일 동접 1천이 가당키나 한 이야기일까?

당신이 아무리 잘났어도 이런건 혼자 못 만든다

아이두게임이 보다 안정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게임의 그늘에서 벗어나야 한다-아에 자체로 독립적인 브랜드 전략을 가지고 일이 진행되었어야 위와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게임 내에서의 서비스는 이러한 독소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이두게임 자체의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NHN의 전략적 오류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아이두게임에서의 상업적인 접근은 당장에 힘들며, 때문에 아마추어 개발자 이상의 개발자들을 끌어모으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결국 온라인 공모전과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생태계는 활성화 될 수 없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공모전이란 것은 무엇보다 사용자가 배제되어 있으며, 이에 흥미를 가질만한 대상도 아마추어 풀 이상이 형성되기도 힘들다, 인력 풀이 고정되어 있으면 결국에는 도태되기 마련이다.

아이두게임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개발자들에게 지금보다 좀 더 구체적인 희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 NHN은 제작자와 사용자를 어떻게 연결 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 국내에서는 부족하기만 한 개발 인력 풀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들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이에 대한 고민으로 나온 것이 고작 연회비 면제, 게임 심의 비용 부담 인 걸 보면 한심해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긴 하지만...

아이두게임에는 미안하지만 아직은 인디 게임의 희망은 되지 못한다(사실 개인적으로 아이두게임의 정책 방향이 앱스토어 모델 보다는 벨브Valve의 스팀Steam 모델이 되었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 보지만 이건 또 이것 나름대로 문제가...).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간에, 간만의 좋은 사업이 준비되지 못한 정책들로 인하여 좌초되는 일은 없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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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쇼크(Bio Shock)


* 제작: 2K Boston / 2K Australia
* 유통: 2K Games / (주) 씨제이 조이큐브
* 장르: FPSFirst-person Shooter
* 리뷰 타이틀 버전: 정식 발매판(08. 01. 10. NTSC/J, 자막 한글화)


수중 낙원을 꿈꾸는 사람들이 설립한 도시 랩쳐Rapture. 하 지만, 비행기 사고로 우연히 이 도시에 들어서게 된 주인공 앞에 펼쳐진 광경은 유토피아의 이미지와 그로테스크한 혼돈이 겹쳐진 죽어버린 도시였다. 영문도 모르는 체 단지 살기 위해서 들어섰던 도시는 참혹하고 끔찍하게 변모한 적대적인 사람들과, 아직까지 살아있는 소수의 생존자들의 광기가 뒤섞여 서서히 침몰하고 있었다...

대서양을 건너던 비행기의 의문의 추락사고. 바다 한 가운데 떨어진 플레이어는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일반에 정체조차 알려지지 않은 도시 렙쳐에 들어오게 된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신기하고 화려한 수중 도시의 네온 사인 불빛과, 널부러진 시체와 진한 핏자국, 그리고 서서히 붕괴되고 있는 건축물이었다. 옛 영화를 노래하는 거친 레코드 플레이어의 음악 소리는 으스스한 기분을 느끼게 하고, 플라스미드Plasmids 남용으로 인하여 정신과 육체가 기괴하게 변해버린 시민들은 듣기에도 잔혹한 비명을 내지르며 시시 각각 플레이어를 죽이기 위해 덤벼든다.

플레이어는 점차 썩어가고 있는 시체와 같은 도시 렙쳐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움직여야 한다. 다양한 무기를 얻고, 바이오 쇼크만의 특별한 능력인 플라스미드를 이용하여 자신을 습격하는 시민Splicer 들을 처리하고, 무자비한 빅 대디Big Daddy와 싸우거나 혹은 그들을 적절하게 이용함으로써 난관을 해쳐 나가야 한다. 일견 보기에 전형적인 스토리 텔링Story Telling 형태의 일인칭 시점 슈팅 게임으로 보이지만. 바이오 쇼크의 기본 게임 시스템은 단순히 강력한 무기로 적을 때려잡는 형태는 결코 아니다. 빅 대디를 상대하느냐, 스플라이서를 상대하느냐, 보안 장치들을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유용한 무기, 유용한 탄환, 유용한 플라스미드 등이 지정되어 있으며, 각 전략 판단에 따라서 자신의 현재 무장을 선택하고 이에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성향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여 실행 할 수 있다.

바이오 쇼크의 기본 전투 시스템에 더하여, 부가 시스템들은 바이오 쇼크의 게임 스타일을 더욱 풍족하게 해 준다. 무기 중 추가되는 '사진기'를 이용한 적들에 대한 연구Research 시스템을 통하여 플레이어는 게임에 등장하는 적 또는 리틀 시스터Little Sister를 촬영 함으로써 능력 또는 공격력 상승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각종 기계류는 해킹을 통하여 플레이어가 제어를 할 수 있게 되는데, 각종 자동 판매기를 해킹함으로써 기본 판매 가격을 낮추거나, 보안 장치를 해킹함으로써 자신 이외의 적을 공격하는데 이용 할 수 있다. 이러한 해킹 시스템은 고전 게임인 배관공 퍼즐Pipe Mania1 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 상에 존재하는 스토리와 관련한 각종 기록들을 수집함으로써, 게임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성장은 게임 중 채취하게 되는 아담Adam을 소비함으로써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는 게임 중 마주치게 되는 리틀 시스터들에게서 채취 할 수 있다. 이들을 죽여 대량의 아담을 얻느냐 아니면 구원을 함으로써 이들을 살려주느냐에 따라 이후 게임의 엔딩의 내용에 분기가 생기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신중한 선택을 요구한다(XBox 360 버전의 경우 도전과제 시스템에 의해서 그 선택의 의미가 퇴색하기는 한다).

전체적으로 꽉 짜여진 배경과 스토리와 더불어, 이를 자연스럽게 표현해주고 있는 그래픽은 게임의 완성도를 전체적으로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하면서도 따로 놀지 않는 게임 시스템들은 큰 군더더기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멀티플레이가 지원이 되지 않은것은 어떻게 보면 아쉬운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곧 나올 후속편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 둘 공개 되면서 2편에 대한 기대감도 잔뜩 부풀어있는 요즘. 심연의 바닥에서 다시 한번 공포를 느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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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이프를 조작하여 물길을 목표 지점으로 옮기는 형태의 퍼즐 게임 http://en.wikipedia.org/wiki/Pipe_Mania_(video_game) 참조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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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검토: Project SDO


올해(2009 년) 1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지난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게임 업체에 취업하게 되었다. 회사는 중소규모의 개발사였으며,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첫 작품이 될 터였다. 다만, 모 퍼블리싱 회사와 협력사 관계로 있었기 때문에, 입사 시점에는 회사에 대해서 크게 걱정을 하질 않았었다(이것이 대단히 큰 착각이었다는것은 고작 4개월 후 다른 팀원들과 함께 해고 당하면서 알게 되었다).

Project SDO는 온라인 농구 게임으로, 특이 할 만한 사항으로 유명 해외 IP에 대한 원작 사용 계약을 맺어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내가 프로젝트 팀에 합류 했을 당시, 이미 프로젝트는 일정 상 중반을 넘기고 있었고, 대부분의 기획은 어느정도 틀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그에 대한 구현에 힘을 쓰고 있는 중이었다. 내가 담당하게 된 업무는, 주로 게임에서 쓰이게 될 튜토리얼 기획, 퀘스트 시스템 디자인 및 기획, 그리고 싱글 플레이와 관련한 시스템 및 구성 기획이었다. 몇 번의 삽질과, 절충 속에 최종 기획안에 대한 정리는 완료가 되었지만, 얼마 전 회사에서 대대적인 정리 해고의 바람에 휩쓸리는 바람에, 그 폭풍에 휩쓸리는 바람에 결국 구현되는 시스템을 보지도 못한 채 회사를 관둬야만 했다.

프로젝트 참여
해당 프로젝트는 작년(2008 년) 5월경 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 되었다고 한다. 2009년 2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약 10여개월이 지난 상태였지만, 아직 기본적인 게임이 구현도 되질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장기간 지속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처음 프로젝트 일정표를 받아보고 당혹스러웠는데, 입사일 기준으로 클로즈 베타 버전 릴리즈까지 기간이 고작 반년도 안 남았었기 때문이다.

더 당혹스러웠던 것은 기획이었는데, 기획은 지나치게 기능 중심적이었고, 많은 것을 담으려고 애쓴 흔적은 역력했지만, 반대로 사용성이라던가, 재미 부분에 있어서는 물음 부호가 남을 수 밖에 없는 형태였다. 사실 모든것이 미심쩍은 상태였지만, 원작자와의 정식 계약을 통하여 진행하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프로젝트 존패 여부에 대해서는 그리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다-게다가 상관으로 모신 기획 팀장님의 업무 스타일이 자신이 모든것을 책임지고, 팀원들은 맡은 파트 업무에만 전념 할 수 있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서 그다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점도 작용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프로젝트가 순풍에 돛을 단 배 처럼 순항을 했는가 하면 그렇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프로젝트 계획은 아마도 모든 일의 원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위험 요소: 계획
1년도 채 안되는 기간내에 게임을 만들어 출시한다는 것은 그럴수도 있다고 치더라도, Project SDO는 기획에서도 무리가 많은 프로젝트였다. 현재까지 나온 모든 농구 게임들의 특성을 하나의 게임에서 구현하려고 시도했던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JCE의 '프리 스타일', EA Sports와 2K Sports의 NBA Live 시리즈 및 NBA 2Kx 시리즈, 그리고 EA Sports와 네오위즈 게임즈의 'NBA Street Online'의 특성을 모두 아울러 모든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시도는 비록 말만으로는 근사해 보이지만, 결국에는 이도 저도 안되는 '프랑켄슈타인 기획'이 되어버리는 불상사를 가져왔다. 내가 프로젝트에 참여 했을 당시 이미 이러한 어찌보면 무모한 기획은 이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덕분에 처음 기획 문서를 검토하면서 게임에 대해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안될 복잡한 시스템들이 디자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는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무엇을 해야 할 지 혼돈에 빠지기 딱 알맞았으며, 각 시스템을 구분짓기 위한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용어들이 문서 내에 판을 쳤다-선수를 관리하는데 있어서 일반 선수, 프리미엄 선수, 대여 선수, 더미 선수로 구분되는 선수 분류만 봐도 게임 때려칠 사용자가 여럿 있었을 것이다.

게임 모드는 모든 농구 게임을 아우르기 위해 정말 다양하게 지원을 했다. 1:1 부터 5:5 까지 이르는 선수 구성 방식에서 부터, (원작에 기반한 만큼) 원작의 캐릭터를 사용한 농구 경기 모드, 팀을 구성하는 팀 모드, 캐릭터 1인만을 이용하는 단독 모드 등.  클로즈 베타 구현 목표였던 4개의 게임 모드 이외의 확장까지 고려한 게임 시스템을 구성하였고, 이는 필연적으로 게임 시스템이 결코 단순해지지 못할 형태의 것으로 변질되는데 가장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러한 복잡도는 거의 비행 시뮬레이션에 근접했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더라도, 아마 사용자들은 게임에 대하여 공부를 하다가 지쳐 관둘 것이 뻔했다.

이러한 프로젝트 복잡도에 비해서, 프로젝트 일정은 너무나 단순 명료했고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다. 개발 기간이 말도 안되게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이에 대해서 명확하게 지적을 하거나 수정을 하려는 사람들이 없었던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신기할 정도다.

위험 요소: 원작에 거는 기대
유명 IP를 이용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당연히 원작에 대한 팬들의 기대치는 높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더욱 정신차려 만들지 않으면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말한 비 현실적인 기획들은 그런 생각을 할 겨를조차 없게 만들었다. 게임은 전체적으로 원작의 느낌이나 감성을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을 수가 없다. 잘 봐줘야 그냥 3류 농구 게임에 원작 캐릭터의 스킨을 입힌 것 같은 정도였다.

사실 유명 해외 IP라는 것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원작자의 검수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그래픽 팀-특히 원화 팀-의 스트레스가 상당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며, 기획 쪽에서는 핵심 시스템의 수정이나 추가, 삭제 요구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문제는 클레임을 거는 것이 원작자 혼자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원작자, 원작에 대한 국내 판권자, 퍼블리셔, 개발사의 첨예(?)한 이해 관계는 게임의 꼴사나운 시스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원작의 팬으로 프로젝트에 참여 했다가 결국 수동적인 노동 근로자의 행태를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이는 전반적인 회사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은 없고, 각자 맡은 일 이상의 책임을 떠 맡지 않으려는 전형적인 관료주의 분위기가 흐르게 되었던 것이다.

위험 요소: 인력관리
2009년 5월 마지막 날은, 프로그램 팀장이 회사를 자진해서 관둔 날이다. 그리고 개발 이사 이하 그래픽 실장, 기획 팀장이 회사를 관두게 되었으며, 나를 포함한 팀원 7명이 회사로 부터 권고 사직을 받은 날이기도 하다. 어처구니 없게도 권고 사직이나 여타에 대한 이야기가 발표 당일까지도 없었다가, 급작스럽게 통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그것도 퇴근 시간을 한참 넘긴 시각에. 구성 인력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며, 때문에 인력 교체가 상당히 자주 있었다고 한다.

이번 인사를 통하여 기존에 프로젝트를 담당한 핵심 인력들(물론 나나, 입사 한달만에 나가게 된 몇 사람들은 제외하고)이 빠졌기 때문에, 솔직히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수행이 될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완전히 초심으로 돌아가서 많은 것을 정리해 내면 가능하다고 생각되지만, 아마 안될꺼다.

여하튼, 인력 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철학은 커녕 생각 자체가 없어보일 정도로 마구잡이식으로 이루어진 것만 보더라도 위험요소로 남을 수 밖에 없다. 안그래도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밀려있는 급여 때문에 사기가 꺾여있는 마당에 기습적인 정리 해고 통보는 겨우 살아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기를 완전히 뭉게 놓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 뻔하고, 프로젝트에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은 상식이 있다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당연한 일인 것이다.

정리, 그리고
해당 IP의 열열한 팬으로써 희망을 안고 프로젝트에 참여했지만, 고작 3개월 갓 넘긴 시점에 회사로 부터 정리를 당했던 심정은 괴롭다기 보다는 그냥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게다가 정리해고 대상이 된 이유가 단지 '기획 팀장'이 뽑은 사람은 못 미덥다는 이유였다고 하니... 이건 뭐...

이번 프로젝트에서의 교훈을 몇가지 정리하자면 '구현도 못할 기능은 쓸데없이 많이 넣지 말 것', '경쟁자의 장점을 무조건 벤치마킹한다고 좋은건 아니다', '인적 자원 관리는 항상 염두에 두자'일 듯 하다. 그리고 개인적인 교훈으로는 아무리 겉보기 번듯한 회사라도 쉽게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 정도?

#. 이제는 좀 제대로 된 사람들이랑 정말 제대로 일해보고 싶은게 소원이 되어버릴 정도. 어디 괜찮은 직장 좀 없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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