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한 사내가 지친듯한 표정으로 담배를 꺼내 문다. 부싯깃 돌이 낡았는지 라이터는 요란한 소음만 낼 뿐 정작 불을 지피지는 못하고 있다. 사내는 몇 번 불을 붙이기를 시도했다. 이윽고 담배 끝에 빨간 물이 들기 시작하자, 사내는 담배를 길게 빨아들이고는 다시 길게 내 뱉는다. 하얀 연기가 허공에서 아스러이 흩어진다.

유전자 복제의 부작용으로 급속하게 늙어버린 몸뚱아리는 이미 작전에 투입되기는 커녕 노년을 대비하기도 무리인 것 처럼 보이지만, 그의 정신은 아직 그의 몸처럼 급속하게 망가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여전히 살아있는 눈매는 혼란에 빠진 전장을 바라보고 있다. 한 남자의 마지막 임무와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메탈 기어 솔리드Metal Gear Solid 4편의 커버에는 세월이 급격하게 빨리 지나가버린 주인공 솔리드 스네이크Solid Snake의 초상이 그렇게 자리하고 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음모와 배신에 평생 휘둘리고, 남들과는 달리 급격하게 빨리 생을 마감 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운명은 매우 가혹하다고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는 그러한 자신의 인생에 맞서 무언가를 노려보고 있다. 그가 노려보는 것은 얼마남지 않은 그의 저주스러운 미래인가? 아니면, 전장에서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죽어갈 수 밖에 없는 적들에 대한 애증인가? 사내는 다시 혼란스러운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그 답을 찾으려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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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rene

2009/03/23 22:06 2009/03/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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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이린의 생각

    Tracked from onlyoneirene's me2DAY 2009/03/23 22:10 Delete

    만약 메탈 기어 솔리드 4가 실사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솔리드 스네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어울릴꺼란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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