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에 대한 다른 여러 부분(내용이 가지고 있는 함의 같은 고차원적이고 쓸데없이 복잡한 철학적 명제에서 부터 두 주연배우의 노출 같은 말초적인 부분에 이르기까지... 보기보다 김옥빈의 예전의 옷 맵시는 허풍(?)이었다는게 드러난...)에 대해서는 언론이든 여러 사람들의 평에 의해서든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니 나는 좀 다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극 중 뱀파이어가 된 주인공이 건물 여기 저기를 뛰노는 장면이 나오는데, 보는 내내 좀 거슬렸더란다. 배우가 와이어를 몸에 묶고 혼신의 점프 연기를 선 보인 것 까진 좋았지만, 이거 아무리 잘 쳐줘도 에스퍼맨과 데일리1의 점프 액션과 묘하게 오버랩 되는지라 혼자 피식 피식 웃을 뻔 한걸 겨우 겨우 참았더란다. 그러니깐 어떤 수준이었냐면. 땅에 가까워질수록 중력 가속도가 마이너스를 가리키는지 속도가 줄어든다. 한마디로 뉴턴 법칙을 무시하고 있는 연출.
뭐 '뱀파이어가 된 주인공의 자유의지를 표현하기 위함'이란 식의 해석도 가능 할 법도 하지만, 그런 점프 액션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와호장룡의 그것과 비교를 하면 이건 그냥 코미디 수준. 문제는 그런 점프 액션 장면이 꽤 무시 못할 수준으로 나온다는건데... 왜 그러셨어요 감독님. (......)
1980년대 ~ 90년대의 어린이들의 희대의 역작 우뢰매 시리즈의 남녀 주인공 [Back]
이 영화가 내내 좀 거시기 했던 건, 주연 배우들 캐스팅 비용 다음으로 많은 돈을 썼을 거라 예상되는 화려한 액션 장면들임에도, 어째서 뭔가 김빠진 맥주 마시는 듯한 기분이 들까? 라는 점이다. 물론 멋들어지긴 했다만 총 돌리고, 점프하고, 줄 타고 오르는 액션은 이미 90대와 새천년 초반의 갖가지 액션 영화들이 다 보여줬던 것들 아녔느냔 말이지.
이병헌의 캐릭터가 좀 더 잔혹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사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고 규정지었지만, 왜 정우성이 좋은지도 모르겠고, 이병헌이 저 정도로 나쁘다고 할 이유도 좀 빈약했고, 송강호마저도 이상하기보단 그냥 개그 캐릭터 정도로 밖에 보이질 않았다는 것도 나름대로 아쉬움. 뭐, 그런 거다.
외국에서 막 돌아온 동생을 데리고 극장으로 향할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지나치게 헐리우드의 괴물 영화들의 전형을 기대하고 있었던것 같다. 어딘가 이가 빠져있는 듯한 첫 화면부터, 사실 그렇게 맘에 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괴물'의 탄생 배경이 되는 2000년의 용산 미군기지 포름알데히드 방류 장면부터 좀 심하게 작위적인게 아닌가 싶었던 것(분명히 실제했었던 사건이었기 때문에 더욱더 작위적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불안한 느낌은 타이틀이 뜰 때 까지 계속되었고, 나는 초반부터 불편한 심기에 좌석에서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뿐이었다.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설정은 관객들에게 묘한 기대감-고어한 장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진압반, 화려한 액션 등-을 주는것도 사실이었지만, 영화는 그것을 멋지게 비틀어버렸다. 괴물에게 납치된 귀여운 딸아이를 구출하기 위한 젊은날의 실수를 한탄하기만 하는 노년의 할아버지와 한심한 아빠와 삼촌, 그나마 바르게 살아온 고모의 노력은 계속해서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거기에 더해 개인이나 가족이 위기에 처했을때 그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장담하던 사회 시스템은 되려 그 가족들을 방해하거나, 그들을 해할 뿐이다. '유사시의 완벽'을 주장하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냉소는 이 영화의 전반적인 기류이며, 영화는 그것을 적절한 포인트에 포착해내곤 한다-정말 '멋지다'라고 밖에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독의 시선은 냉정하기만 하다.
비교를 해선 안되겠지만 보는 내내 War of the worlds가 생각 날 수 밖에 없었던건 두 영화 모두 '곤경에 처한 가족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멋지기만 했던 Tom Cruise 보다, 최후의 순간 빛났던 변희봉의 눈빛, 박해일의 분노, 배두나의 냉정, 그리고 송강호의 절규가 더 공감이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을 보면 정서란건 역시 무시 못할것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