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름'에서 그녀의 연기를 처음 봤을때, 정말로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했고, 그 이후의 그녀의 행보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오버 더 레인보우'와 '싱글즈'를 거치며 '소름'에서의 억척스러운 연기는 상큼한 발랄한 아가씨 이미지에 묻혀가는 듯도 했지만, '청연'에서의 연기는, 원래의 그녀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준 듯 해서 개인적으로는 엄청나게 기뻤더란다. 덕분에 그녀의 다음 작품을 두근거리며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서 더욱 더 그녀에게 빠져들 수 밖에...
올해 마지막 영화는 결국 청연이 되었다. 2년전 필름 2.0의 기사(기사는 여기)를 처음 읽었을때 이 영화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었는지... 지금도 그때의 두근거림이 남아 가슴에서부터 전해지고 있는 듯 하다.
영화 초반의 과도한 CG 장면에서 조금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 극장의 와이드한 화면을 잘 이용한 타이틀 신과 중간 중간 나오는 비행 장면은 대단히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복엽기 치곤 지나치게 진행이 빠른 감이 없진 않았지만, 액션감을 위한 타협이었거니라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이었던 영화 중반의 비행 대회 장면. 극장 전체가 숨죽이게 만든 그 연출은 '원더풀 데이즈'의 그것과 기본 얼개는 같았지만, 기교는 훨씬 더 뛰어났다. 덕분에 영화 내외적으로 정말 감동했고 눈물이 날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긴 제작기간 동안 다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앞으로도 모두들 다른 좋은 작품에서라도 자주 뵙으면 좋겠어요.! 이건 저의 간절한 새해 소망이기도 합니다(웃음).
나를 기억해주는, 내가 기억 못하는 그녀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만나 처음으로 영화를 같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마침 영화도 서로에 대한 기억이 희미한 연인들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 연인들이라는게 다 그렇게 시작한다는 것 처럼 우연을 통한 인연을 내세우면서 그렇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 지금 생각해 봐도 참 드라마틱한 시작이 아니었을까?
장진영도 장진영이었지만, 이정재의 표정도 상당히 좋았다. 개인적인 추억(비록 나의 드라마는 베드 엔딩으로 끝나버렸지만)과 함께 얽혀있어 이제는 그냥 웃으며 반추해 볼 따름이지만, 그래도 난 아직 인연이라는 것을 순진하게 믿고 있는 어리기만한 20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