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관리 솔루션을 찾기 전에…

성공적인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뛰어난 프로젝트 매니저를 채용하고, 비싼 데브 옵스 솔루션을 들여오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통계 분석을 실시하고, 애자일과 스크럼, 칸반을 도입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뭐냐고요? 일하는 업무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고 그 체계를 전체 프로젝트 구성원에게 도입하는 일이지요.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업무 프로세스를 적절하게 관리할 권한이 없다면, 그리고 해당 프로젝트의 프로세스가 업무 진행 순서. 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의 상황이라면 그 프로젝트는 절대로 관리가 되지 않습니다. 이건 다들 당연히 알고 있을테고.

갑작스럽게 조직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체계화 된 업무 프로세스의 도입을 생각하는 기업이나 조직이 이를 성공시키지 못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최고 경영자를 포함한 중간 관리자 급에서 변화된 업무 프로세스를 스스로 체득화 하지 못/안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점 입니다. 때문에 프로세스를 안착시키려는 조직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의 권한 배분이 매우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CEO라도 PM의 잔소리는 들어야 마땅합니다.

대규모 인원이라면 관리는 필연적이고 이런 관리 체계를 흔드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조직간 커뮤니케이션이 안되고 정보 공유가 산발적이며, 한 가지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우선 프로젝트에 대한 최고 책임자의 의사 결정 과정과 결정된 의사가 전파되는 과정을 지켜보기 바랍니다. 모든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합니다.

경력자를 설득시키기

페이스북의 COO인 셰릴 샌드버그 Sheryl Sandberg 가 초창기 구글의 에릭 슈미트 Eric Schmidt 에게 구글에서 일 할 것을 제안 받으면서 “당신은 지금 로켓에 타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합니다. 이후 그녀는 ‘로켓에 탈 기회가 있다면 놓치지 말고 올라타라’ 라고 여러 매체를 통해 이야기 하곤 했지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IT / 스타트업 업계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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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rld Economic Forum from Cologny, Switzerland – Women in Economic Decision-making: Sheryl SandbergUploaded by January,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4178494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안타깝게도) 저런 비유를 들이밀며 함께 열정을 불태울 것을 권유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사실 자신이 만드는 것이 로켓인지 놀이용 폭죽인지 조차 구분을 못하고 이야기를 내뱉곤 합니다. 사실 어떠한 비전이 “현실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비전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든,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든 정확하게 예상하지 못합니다. 다만 말하는 이는 자신의 비전에 대한 어찌되었든 확고한 믿음이 있는 반면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믿을만한 좀 더 그럴듯한 근거를 바라기 마련입니다.

경력자를 설득하는데 있어서 “우린 로켓과 같으니 빨리 올라타라”라는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면 안됩니다. 경력이 얼마가 되었든, 하나의 과정을 거쳐본 경력자라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의 어투, 행동, 단어 등을 통해 얼마든지 상대가 ‘구체적인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혹은 ‘그저 헛소리만 주워담고 있는지’ 금방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이 그런 사람 아래 혹은 그런 조직과 일을 하고 있다면 그건 비전에 공감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뜻이지요.

경력자를 설득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화려한 미사여구로 꾸며진 구름같은 비전 덩어리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 자원 현황, 약점, 당장에 해결이 필요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이야기해주는 것이 오히려 경력자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경력자 입장에서는 그게 로켓이면 좋겠지만, 이들도 그런 로켓을 만드는 사람(혹은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몇 없다는 것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꼭 로켓에 탑승하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지요.

다르게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로켓 같은 뜬구름 잡는 몇 마디 이야기로 다른 사람을 휘어잡으려 하는 것은 도둑놈 심보에 가까운 짓 입니다. 설득하고 싶다면 좀 더 많은 것을 스스로 파악하고 난 다음, 상대에게 필요한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바랍니다. 실제로 이걸 제대로 하려면 매우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한 일 입니다. 자기가 하려는 일을 세부적으로 모두 파악하고 있고, 분석을 마쳤을 때나 가능한 일이이라 그렇습니다. 때문에 이런 과정 없이 그저 몇 마디 비전으로 사람을 설득하려는게 도둑놈 심보란 거고요.

에릭 슈미트도 아마 셰릴 샌드버그에게 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더 많고 자세한 이야기들을 그에게 전달했을겁니다. 이 일화가 극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런 지루한 앞뒤 이야기를 자르고 멋진 부분만 남겨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이나믹스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

게임 회사 이야기 Ep. 8 – 다이나믹스 편 (클릭 시 재생)

사실 다이나믹스에 대한 내 기억은 매우 단편적인 것만 남아 있었다. A-10 탱크 킬러 라던가, 시에라 온라인의 자회사 중 하나였다던가, 윌리 비미쉬의 모험이라던가 식의 제한적인 정보 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어린 시절 무척 해보고 싶었지만 못해본 선망의 게임 목록 한 켠에 자리잡은 게임들을 만든 회사로 기억한다. 그저 선망하기만 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 게임들을 원할하게 실행 할 수 있는 사양의 컴퓨터를 당시 가지지 못했던 것.

데스 트랙 같은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 다이나믹스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이번 영상 제작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러니깐 이름은 들어본 적은 있고, 알게모르게 작품들을 접했었지만, 기억 속에는 뭔지 모를 선망만 남아있던 게임 개발사.

이번 영상의 내용은 게임의 역사(원제: High Score! – the Illustrated History of Electronic Games, 제우미디어, 2002)의 다이나믹스에 대한 서술을 기초로 작업을 시작했다. 자료를 조사하면서 처음 알게 된 다이나믹스의 공동 창업자 데이먼 슬라이와 제프 터넬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플레이어가 흥미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하는 주제를 좋아합니다.

데이먼 슬라이(다이나믹스 공동 창업자, 게임 디자이너)

마치 시드 마이어의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과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한 데이먼 슬라이는 스텔라 7, A-10 탱크 킬러, 레드 바론, 태평양의 에이스들과 유럽의 에이스들의 제작자이다. 책에 남겨져 있는 그의 발언들은 지금의 게임 디자이너들에게도 유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 몇 가지 발언을 발췌해 본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는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는 경쟁사의 제품보다 좀더 개선된 형태로 만들거나, 두 번째는 좀더 다른 형태로 만드는 선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후자 쪽이 시장에서의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F-16 같은 현대의 제트기들이 유선형의 아름다운 동체와 날개를 가지고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초음속 공중전을 벌인다면, A-10은 그와 정 반대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A-10 Tank Killer

게임 디자이너들이 중요시해야 할 것은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될 탱크나 비행기가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게 될 경험입니다.

아직까지의 컴퓨터 성능으로는 완벽하게 현실을 재구성 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사실을 사실에 가깝게 재구성 하는 것이 가능 할 뿐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복엽기를 타고 적과 바짝 붙어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을 정도의 느린 속도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또 다른 공동 창업자였던 제프 터넬의 경우도 역시 게임 제작자로서의 그의 일생을 눈 여겨 볼 만 하다. 초창기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개척한 게임인 프로젝트 파이어스타트 나, 창의적인 게임 플레이를 선보인 인크레더블 머신(국내 정발명 – 요절복통 기계)을 제작하고, 울트라 3D 핀볼, 트로피 배스 같은 좀 더 대중 지향적인 캐주얼 게임들을 선보임으로써 당시 매니아 시장의 성격이 점차 강해지던 PC 게임 시장의 확대를 꾀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제프 터넬의 경우에는 이후 꾸준히 게임을 개발하며 SNG 게임을 만들어 히트 시키기도 했다. 2017년 은퇴를 선언하고 게임계를 떠났다. 데이먼 슬라이는 유럽의 에이스들 제작 이후 게임계를 잠시 떠나 이후 새로운 게임사를 만들며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과거의 명성을 되살릴 만한 작품을 내지는 못했다. 만약 그가 은퇴 없이 게임을 계속 만들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역시나 가정은 무의미 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