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아너 For Honor

  • 개발: Ubi Soft / Ubi Soft Montreal
  • 리뷰 플랫폼: Sony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17년
  • 장르: 3인칭 액션

스토리 모드만 간략하게 플레이. 넷플릭스에 공개 중인 제작 다큐멘터리를 감명 깊게 봤음에도 몇 년 전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회원에게 무료 제공 된 버전을 이제야 했다. 사실은 무료 배포 당시 잠깐 했었는데, 워낙에 대전액션 치였던지라, 손이 더 이상 가진 않더라.

상기한 제작 다큐멘터리(플레이 하드)에서 언듯 언듯 비춰지듯, 게임의 스토리 모드는 힘을 꽤 주고 진행한다는 인상. 다만 아쉬운 점은 “명예를 위하여” 싸우는 전사들의 이야기라기라 예상되는 제목과는 달리, 명예에 대한 내용은 “그런거 없다” 수준이란 것-이게 ‘전장에서 명예는 없다’ 같은 게 아니라 그냥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이게 좀 뭔가 싶긴 한데, 뭐 어떤가 싶기도 하고.

게임의 완성도는 꽤 좋은 편이고, 이미 4년째 서비스 중인 나름 안정적인 게임이지만, 왠지 모르게 짠한 건 아무래도 다큐의 영향 때문이다. 어쩌겠어.

울티마 I Ultima I

  • 개발: Richard Garriott / Origin Systems
  • 리뷰 플랫폼: IBM PC / DOS / GOG.com
  • 발매년도: 1987년(DOS 버전 기준 – 원작은 1981년)
  • 장르: RPG

울티마 시리즈를 알게 된 건 아마 1992년 즈음, 월간 마이컴의 게임 소개 꼭지를 통해서 나온 울티마 7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른바 “대작”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게임에 대해 약간의 흥미가 있었던 것도 잠시. 당시 중산층 초등학생 신분에 꿈 조차도 꾸기 힘든 가격대의 고성능 PC 를 필요로 했던 (악랄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금세 관심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울티마 시리즈. 명작, 북미의 3대 RPG 게임, 게이머라면 필히 해봐야 하는, 인생작 같은 온갖 수식어가 따라다녔지만, 나와는 지독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내 인생에서 제일 처음 만난게 울티마 온라인이었을 정도로. 만인이 알다시피 이후 울티마 시리즈는 황혼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급변하는 게임 산업 판도 내에서 그렇게 한 시대를 풍미한 명작 시리즈는 막상 내가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 즈음 그렇게 전설이 되어 사라져갔다.

전설이 되어버린 시리즈란게 그렇다. 매니아들과의 대화를 하든, 게임 개발 업계에서 이야기를 하든 울티마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나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매우 자주 나오는 소재 중 하나였다. 한 번도 직접 해보진 않았어도 잡지를 통해 얻은 지식을 통해 이야기에 참여 할 수는 있었지만, 항상 뭔가 “캥기는” 느낌이 없진 않았다. 그래서 더욱 더 “언젠가 죽기전에는 해봐야 할텐데” 같은 강박관념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티마 시리즈의 첫 작품을 이제야 하게 된 이유는 별 것 없다. 나이를 먹으면서 최신의 게임들을 즐길 시간을 빼는 것도 점점 버거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40년 된 게임을 해보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그나마 가장 큰 난관인 “정식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게임 유통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손쉬운 일이 되었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 된 것은 아니다. 40년이 지나는 동안 게임 디자인과 메커니즘은 매우 눈부신 발전을 거쳐왔으며, 이는 울티마를 비롯한 옛 고전 게임들을 지금의 입장에서 즐기는데 매우 큰 방해물이 된다 – 불편한 UX 는 둘째 치더라도, 최대 10레벨에 레벨 성장에 필요한 경험치가 1,000 로 고정 되어 있는 직선형 성장 곡선, 반복적인 퀘스트 수행을 강요하는 캐릭터 성장 시스템, 지금은 꿈조차 꿀 수 없는 판타지와 SF의 하이브리드 스토리 같은 요소는 지금의 기준에서 생각하면 “이게 진짜 명작이었다고요?” 라고 반문하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경험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었다. 여전히 강박의 동기는 캥기는 구석 같이 애매하게 시작했지만, 매우 오랫동안 묵혀둔 숙제를 해결했다는 개운함은 분명 “일부” 있었으니까 – 일부인 이유는 나머지 울티마 시리즈가 아직 GOG와 Origin 라이브러리에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뭐, 오래 걸리긴 하겠지만 언젠가는 나머지 숙제도 끝낼 수 있지 않을까.

스타워즈: 스쿼드론 Star Wars: Squadrons

  • 개발: MOTIVE / EA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PS VR
  • 발매년도: 2020년
  • 장르: 스페이스 플라이트 슈팅

새로운 게임 발매 소식이 들려도 ‘그런가 보다’ 식의 심드렁한 감정이 먼저 들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일단 스팀, PS4, 엑스박스, 에픽 스토어 등 각각의 플랫폼 라이브러리에서 이제는 감당 못할 정도로 아직 “설치조차 못해 본” 게임들이 넘쳐나는 상황. 제 돈 주고 미리 사 봐야 당장 할 수도 없는 삶의 여유 부족. 무엇보다 트레일러만 보고도 “앗, 저건 꼭 해야 해!” 같은 느낌이 한번에 들지 않는 – 그러니깐 내 스스로는 게임에 대한 권태기에 빠졌다고 해석을 하게 만드는 비디오 게임에 대한 변해버린 나의 감정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워즈: 스쿼드론의 발매 소식을 접했을 당시 바로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있었던 나의 행동은 분명 스스로도 의외였다. 어린 시절 스타워즈 엑스윙 Star Wars: X-Wing 시리즈를 시작으로 엑스윙 얼라이언스 X-Wing Alliance 까지 오랫동안 스타워즈 배경의 플라이트 슈팅 게임을 섭렵했던 기억 때문일까. 마치 옛 명작 시리즈의 완벽한 부활과 같은 모습으로 다가온 스쿼드론의 플레이 영상은 내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결국 추억을 쫓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한데.

스타워즈: 스쿼드론은 스타워즈 배경의 스페이스 플라이트 슈팅의 완벽한 부활이다. 모든 면에 있어서 명맥이 끊겼던 이전 시리즈들의 대를 잇는 게임성과 함께 현세대 비디오 게임의 주요 문법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우등생 같은 작품이라 할 만하다. 여기에 완벽에 가까운 VR Virtual Reality 지원은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개인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간만에 두근거림을 가지게 만든 게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모드를 클리어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환상적이었던 VR 모드는 플레이에 꽤 많은 피로가 누적되곤 했는데, 스토리 모드 하나 당 평균 플레이 시간이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이 걸리다 보니 체력적인 부담이 꽤 크게 다가온다.

게임은 잘 만들었고, 분명 매우 재미있는 – 그리고 VR 모드는 최고로 근사한 경험을 준다. 아마도 망한건 체력과 나이가 들면서 사라져버린 내 근성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