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쌔신 크리드 3 Assassin’s Creed III

  • 개발: Ubisoft Montreal
  • 리뷰 플랫폼: PC
  • 발매년도: 2012년
  • 장르: 잠입 액션 어드벤처

정신 없던 시절에 엔딩을 봐 두고는 정신 없던 시절이 지나면서 엔딩을 봤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야 생각나서 기록을.

어쌔신 크리드의 전작들은 뭐랄까 그냥 그 공간을 거닐기만 해도 재미있었다. 그게 극대화 된 건 2편으로 정교하게 잘 묘사 된 베네치아나 피렌체를 그저 달리기만해도 구경할 거리가 넘쳤으니깐.

독립 이전의 미국이 배경인 3편에 와서는 그런 재미가 싹 다 사라졌는데, 초기 영국 식민지 시대의 미국 도시들이란게 죄다 시골 마을의 느낌이라 어딜 가든 비슷비슷한 풍경이라 그런것도 있고, 도심지 보다는 그냥 넓게 펼쳐진 야생(…)의 필드가 더 많아 인상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렸다. 넓은 공간은 그냥 공간으로 비어 있다고 느껴져서일까.

또 한가지 더. 1편과 2편은 도전과제를 획득하기 위해 수집에 과도하게 집착했었다. 당시 시간 여유도 있었거니와, 그럭저럭 할만했다 생각되었으니깐. 하지만 3편은 전혀 그러지 못했는데, 일단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메인 스토리 이외의 온갖 사이드 시스템들은 도저히 손을 쓰지 못하겠더라. 딱히 재미도 못 느끼겠고.

그렇다고 게임이 그렇게 재미 없었는가? 그건 아니다. 그냥 메인 스토리 진행 이외의 모든 것에 신경을 쓰지 못하는 나이가 된 건가 싶은거지. 엔딩을 본 뒤 한 참이 지났지만 지금에서야 그런 생각이 들다니, 참 늦다.

피파 17, 18, 19 FIFA 17, 18, 19 The Journey Story Mode Trilogy

더 저니가 좋았던 부분은 일반적인 선수 커리어 모드에서는 못 느낄 만한 프로 축구계의 뒷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데 있다. 동료와의 선발 경쟁, 절친의 배신과 이적, 스토브 리그에서의 매니저와의 갈등 등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 개발: EA Sports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19년
  • 장르: 스포츠 / 축구

매년 마다 나오는 축구 게임의 발전 한계가 온 것은… 뭐랄까 시대가 그런걸 어떻하냐. 같은 수준의 문제라 뭐라 할 생각이 없다. 축구 게임 매니아들이야 아직 더 발전할 부분이 분명히 있을것이라 생각하고 비난을 멈추지 않을테지만, 보통의 사람들이야 그저 게임에서 리오넬 메시나 손흥민을 가지고 챔스나 월드컵에서 승리한다는 것 정도로도 충분히 재미있어 할테니. 대부분은 발전 한계에 대해 그다지 신경 안쓰지 않을까.

그래도, 개발자 스스로 스포츠 게임의 발전이 한계에 부딪치고 매너리즘에 빠졌다 느끼면서, 다른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기 시작했다. 그런 노력의 일환 중 하나로 피파 17부터 시작되었던 스토리 모드인 더 저니 The Journey 모드는 알렉스 헌터 Alex Hunter 라는 가상 인물을 주인공으로 진행하는 롤 플레잉 게임 모드였다. 기존 스포츠 게임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생성해 플레이하는 모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더 저니는 꽤 괜찮은 스토리 플롯과 연출을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피파 19 까지 3부작으로 완결 될 때 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었다(피파 20에는 더 저니를 대신해 길거리 축구를 모사한 VOLTA 축구 모드가 추가되었다 한다).

더 저니가 좋았던 부분은 일반적인 선수 커리어 모드에서는 못 느낄 만한 프로 축구계의 뒷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데 있다. 동료와의 선발 경쟁, 절친의 배신과 이적, 스토브 리그에서의 매니저와의 갈등 등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하게 전개되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결과에 영향(미미한 편이긴 하지만)을 미치는 부분이 굉장히 좋게 느껴졌다.

대신 별로인 점은 능력치 상승을 위해 억지로 플레이 해야 하는 훈련 모드들. 경기에서 알렉스 헌터만 조작 할 경우 멍청한 AI 동료 때문에 경기가 엉망으로 풀리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 피파 19의 저니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3명이나 동시에 두는 바람에 게임 진행에 일관성이 너무 떨어져 집중에 방해한 점 등을 들 수 있겠다. 그래도 이런 별로인 점들을 무시하고서 세 작품을 내리 연속으로 즐기게 만들었으니깐. 별 다섯 만점에 별 넷은 줄수 있다.

포르자 호라이즌 4 Forza Horizon 4

이 게임은 경쟁적인 레이싱 보다는 맘껏 달린다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맑은 날 창문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한적한 시골길을 내달린다는 좋은 기분을 충분히 만끽 할 수 있을 만큼 포르자 호라이즌 4의 드라이빙 경험은 매우 즐겁다.

  • 개발: Playground Games
  • 리뷰 플랫폼: XBOX One
  • 발매년도: 2018년
  • 장르: 스포츠 / 레이싱

내가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 같은 전통파 레이싱 게임을 좋아했던 이유는 사실 자동차를 좋아한다거나, 폭주를 즐기기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래 맘껏 달리는 것 참 좋아하긴 하는데, 여전히 실제 운전을 할 때는 과속 보다는 연비를 더 걱정하고, 아이가 생긴 이후 부터는 운전은 더욱 조심스럽게 하게 되었다 – 그런 것 치고 점점 연비와 운전 습관이 안 좋아진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있긴 하지만.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와서, 전통파 레이싱 게임은 나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라는 감정을 불러일으키는데 이 지점이 항상 좋았다. 골드 트로피를 따기 위해 필요한 0.005초를 어떻게든 벌기 위해 코너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버럭버럭 애를 쓴다. AI와의 경쟁도 마찬가지. 수십번의 재도전 끝에 최고 기록을 갱신할 때의 벅찬 느낌은 내 스스로를 고무시킬 때가 많다.

포르자 호라이즌 4는 레이싱 게임이지만, 원작 시리즈인 포르자 모터스포츠나 앞서 언급한 그란 투리스모 시리즈와는 달리 스트리트 레이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아니, 이 게임은 경쟁적인 레이싱 보다는 맘껏 달린다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맑은 날 창문을 열고 음악을 들으며 한적한 시골길을 내달린다는 좋은 기분을 충분히 만끽 할 수 있을 만큼 포르자 호라이즌 4의 드라이빙 경험은 매우 즐겁다. 이 게임으로 힐링 되는 느낌을 받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사실 대단히 의외였었다.

게임에서 힐링이나 기능성에 대한 키워드를 꺼내 들 때 마다 게임은 항상 힐링이 되지도, 기능적이지도 않곤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렇게 단어에 목매지 말자. 충분히 즐거운 게임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게임이란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자주 잊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