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엔드게임 Avengers: Endgame (2019)

CGV 죽전 7관(D열 13번)에서
2019. 04. 27. 15:10(5회)
★★★★☆

스포일러 없음

2008년 호기심으로 아이언맨 1을 보기 시작 한 이후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모든 장편 영화들은 놓친적이 없었다. 개인적인 입장에선 마블 영화들은 잘 만들어진 블록버스터 팝콘 무비 정도의 기대감으로 영화를 봐 왔었고, 개 중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작품들을 볼 때 마다 존경의 박수를 치곤 했었었다.

그간 벌려놓은 일을 최종 정리하는 이번 작품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울컥 울컥 눈물이 나오던 장면들이 많았었는데, 보는 당시에는 이유를 잘 몰랐었다. 좋아하던 캐릭터들이 마지막에 나름의 성장을 마친 장면들이 좋았을까? 그간의 작품들에서 쌓였던 회한을 푸는 것이 감동적이었을까? 어떤 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 때문일까? 같은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어떠한 답도 스스로 납득할 만큼 명확하진 않았었다.

이 영화를 보며 울컥할 14,000,605 가지의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내가 찾은 나를 위한 단 하나의 답은 “영화를 보는 내내 졸업식에 참석한 기분이었다” 였다. 누군가는 여기가 끝이고, 누군가는 또 다음에 보겠구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과거에 함께 즐거웠던 것들이 스쳐지나가면서 현재를 같이 보는 건 역시 졸업식이 아니었을까.

고생 많았어 모두들. 누군가는 아쉬운 결말을 맞았구나. 그래도 꼬맹이 일 때 비해 많이 성장했네. 다들 각자의 답을 가지고 훌륭한 영웅이 되었구나. 행복하게 잘 살고, 나도 너희와 같은 영웅이 되도록 남은 평생 노력 할께. 안녕. 또 보자.

p.s. 결국 영화의 세계관으로 돌아오지 못한 필 콜슨과 남은 실드 요원들
(Agents of S.H.I.E.L.D.)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 하며…

나의 텍스트 큐브 복구기

아주 오랜 예전부터 이 홈페이지를 봐 왔던 극소수의 사람들이라면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원래 이곳은 php을 이용한 조잡한 자작 홈페이지로 시작되었었다. 이러 저러한 사정과 귀찮음이 겹쳐 관리가 소홀해진 시점에 나에게는 구세주 처럼 등장한 태터툴즈를 접하고 본격적으로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다.

태터툴즈가 텍스트 큐브가 되고, 결국 구글에 흡수되는 동안 나 역시 이러 저러한 활동을 핑계 삼아 홈페이지 관리를 소홀히 했고, 사실상 별 다른 업데이트 없이 수년 간 방치 되었었다.

시간이 흐르고, 다시 홈페이지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더 이상 유지보수가 되지 않는 텍스트 큐브(이하 텍큐)는 버릴 수 밖에 없었고, 이 때 워드프레스(WordPress)를 선택 한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문제는 기존 텍큐에 있던 데이터를 어떻게 옮겨오는가? 였는데, 다행이도 텍큐 → 워드프레스를 이전하는 툴이 공개되어 있었… 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당시에는 바로 이전을 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또 수년이 지난 2019년의 어느날. 문득 이전 텍큐에서 작업했던 글들을 워드프레스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장대한 텍스트 큐브 복구 삽질이 시작 되었다.

시도 1. 텍큐 → 워드프레스 이전 툴 사용

첫 시도는 당연히 가장 빠르고 간결하게 끝나는 수단인 이전 툴을 이용한 복구를 택했다(물론 소제목에서 쉽게 유추 할 수 있듯, 가장 빠르고 간결한 방법은 실패했다).

문제의 원인은 텍큐의 마지막 안정 버전이 나온게 2016년. 이전 툴의 최신 업데이트 버전이 2011년. 지금의 워드프레스 버전의 앞자리가 세번이 바뀌었을 만큼의 시간이 흐른 뒤라, 최신 버전에서의 동작을 보장하지 못했다. 불안한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내 손에서 해결 불가능한 에러를 내뿜으며 이전을 거부하는 바람에 시도 1. 은 가장 빠르고 간결하게 버려졌다.

5년전 제작 된 플러그인이라서…

시도 2. Backup DB 복구 및 수동 이전

대안으로 찾은 방법은 백업 된 DB를 복구해 텍스트만 살린 후, 순차적으로 글을 하나 씩 수동으로 옮겨오는 방법이었다. 손이 많이 가고 귀찮은 방법이었지만, 어차피 블로그 글의 대다수는 어떻게 보면 버려져도 그만인 짧은 내용의 영화 감상들이었고, 살리고 싶은 큰 내용들은 많지 않으니깐 괜찮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방법도 깔끔하게 실패를 했는데, 백업 된 SQL 쿼리가 에러를 내 뿜는 이유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시도 3. 에서 대충 짐작으로 파악한 것이지만, 최신 버전의 PHP, MySQL, phpMyAdmin에서 시간이 한참 흐른 구 버전의 SQL 백업을 처리 할 때의 문제로 생각된다. 어쨌든 전문가도 아닌 내가 구글 검색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웠고, 결국 시도 3. 으로 넘어갔다.

시도 3. 가상 서버에 텍스트큐브 설치 및 Backup 복구

어차피 SQL에서 텍스트만 살려 복사해 넣는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기 때문에, 아에 텍스트큐브를 가상 서버에 설치. 복구를 해버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자면 세 번째 시도는 (일부의) 성공을 거두긴 했는데, 문제는 이 과정도 그렇게 순탄하진 않았다는 것.

가상 서버를 생성하고 최신버전의 우분투 서버를 설치 한 것 까지는 순탄했다.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VirtualBox의 네트워크 접근 방법이 바뀌어서 적응하는데 애를 먹긴 했지만, 금방 해결했다. apt로 Apache2, MariaDB, php를 설치하고 텍스트큐브 최신 버전을 받아 설치를 시작하는데까진 30분도 채 안걸렸다. 하지만…

텍스트 큐브 최신 버전이 php 페이탈 에러를 뿜는다.

원인은 php5 로 만들어진 텍스트큐브가 서버에 설치 한 php7과 충돌을 일으킨 것.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php를 구버전으로 롤백을 하려는 데 실패. 서버를 다시 깔고 구버전을 깔려는데 실패. php5의 소스를 받아서 컴파일을 하는데 실패. 이것도 실패. 저것도 실패. 실패의 연속에 지친 나머지 ‘아, 몰라 그냥 포기하자’라는 생각이 들 때 쯤, 한참 오래 전에 만들어 뒀던 개발용 가상 서버 머신이 눈에 들어왔다.

짠!

결국 옛 가상 머신에 옛 텍스트큐브를 설치하고, DB를 복구하고, 설정을 복구한 끝에 옛 블로그 글 복구 완료. 그리고 어떤 글을 먼저 복구를 할까하고 찬찬히 검토를 시작했다.

……

그리고 새로운 문제(?)가 생겼는데,

과연 옛 글을 다시 올리는게 잘하는 짓인걸까? (……)

여담 – 결국 백업에 문제가 있어서 가장 최근의 4년 정도의 글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F-19 Stealth Fighter

개발 / 발매: MicroProse Software Inc.
플랫폼: PC – MS DOS
발매년도: 1988년
장르: Combat Flight Simulator

아직 국민학교(…)로 지칭되던 시절의 3학년 때. 지금 추측해 보건데 분명 슈팅 게임이라 생각하고 골랐던게 아닐까 싶지만, 이 게임이 내 손에 들어왔고, 당연히 복잡한 조작과 이해하기 어려운 영어들로 인해 한동안은 개인 디스크 보관함 안에 고이 잠들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머리가 좀 더 굵어지고 난 다음, 이 게임에 대한 공략집을 서점에서 발견해 복잡한 조작을 하나 하나 익히면서 점차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에 빠져들었다. F-15 Strike Eagle 2 / 3, Gunship 2000, Falcon 3.0, Flight Simulator 5.0, Top-Gun, F-14 Fleet Defender 등등. 그런 와중에도 파일럿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한 번도 가진 적은 없었는데, 때마침 나빠지기 시작한 시력과 함께, 몸을 격하게 쓰는 일(…)은 못 할거라는 의지박약한 생각 때문에 엄두조차 내려 하지 않았던 것 이리라-그래도 결국 군대는 공군으로 가서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건 실컷 보고 왔다.

F-19 Stealth Fighter는 당시로써는 최고 기밀로 취급되던 F-117 Nighthawk 를 다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당시 미군은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신예 스텔스기에 대한 기밀을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F-19라는 제식명을 공개적으로 사용했었다고 한다(이후 F-19에 대한 진실(?)이 밝혀진 후, 후속작으로 F-117A Nighthawk Stealth Fighter 2.0 이 발매 되었다) . 문명으로 널리 알려진 시드 마이어(Sid Meier)가 디렉터로 참여했다.

실존하지 않는 전투기를 기반으로 한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이 존재했다. 자신의 아바타 파일럿을 등록하고, 임무 수행 성과에 따라 포인트와 훈장을 받으며 진급을 할 수 있다. 임무 실패에 따른 게임 오버도 다양해서, 임무 중 사망은 물론, 포로로 잡혀버리거나,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Ground) 당하거나, 강제 전역을 당하는 등 군인으로써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최악의 결말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냉전기의 중동, 동부 유럽, 북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자동으로 생성되는 임무들은 실로 다양했는데, 단순 정찰 임무 부터, 수송기 호위, 지상 시설 폭격, 적 항공기 요격 등의 임무들이 자동으로 생성되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임무 제작 패턴이 정형화 되어 있는지라, 게임의 중반부가 되면 배경과 임무 난이도만 바뀐 반복 업무의 수행은 피할 수 없었다-여담이지만, 플레이어의 임무 성과에 따라 전쟁 상황이 바뀌는 유동적인 캠페인 생성기는 이후 Falcon 3.0 에서 선보인다.

추억하건데, 당시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다른 장르와 비교했을 때, 그럴 듯한 체험을 플레이어에게 안겨줬던 장르가 아닌가 한다. 현재에 와서 극사실성을 강조한 나머지 진짜 파일럿이 되기 위한 수준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그래서 소수의 매니아들만 즐기는 초 마이너한 장르가 되어버린 것은 무척 아쉬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