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게임 회사 이야기 2 – 마이크로 프로즈

마이크로 프로즈는 문명 시리즈로 유명한 시드 마이어, 공군 조종사 출신 사업가 빌 스텔리가 설립한 게임 회사 입니다. 회사는 비행 시뮬레이션, 전략, 경영 등의 다양한 장르의 명작 게임들을 만들었고, 한 때는 일렉트로닉 아츠(EA), 액티비전 등과 함께 5대 게임사로 꼽히기도 하였죠.

이 회사의 시작, 전성기, 그리고 드라마틱한 몰락에 대한 이야기가 곧 펼쳐집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주 타이쿤

조금 복잡하긴 하더라도 등장하는 동물과 상호작용 만으로도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

이 게임은?

  • 엑스박스 One과 Windows PC 에서 즐길 수 있어요.
  • 온 오프라인 쇼핑몰, 엑스박스 스토어, 스팀에서 구매 가능해요.
  • 대한민국에서 2013년에 발매되었고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았어요.
  • 아쉽게도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아요.

주 타이쿤은 제목 그대로 나만의 동물원을 운영하는 게임입니다. 여러 시설들을 만들고, 동물원을 관리할 사육사나 정비사, 청소원 등을 고용하고 무엇보다 동물들을 데려와 많은 관객들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입니다.

사실 이 게임을 아이들이 아직 초등학교 1 ~ 2 학년 일 때 즐기긴 했지만, 즐기기에 어려운 점이 하나 둘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영어만 지원을 하고 있고, 타이쿤이라 불리우는 경영 전략 게임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 게임 역시 꽤 복잡한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직 어린 아이들이 직접 하기는 매우 무리가 있거든요.

그래도 조작법과 게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더니 우려와는 달리 아이들이 곧잘 재미있게 합니다. 동물원 경영 같은 복잡한 부분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아에 자원이 무제한으로 주어지는 창작 모드로만 플레이 하곤 했지요.

게임은 어린 아이들이 흥미로워 할 만한 부분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자기가 만든 동물원을 직접 거닐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거나, 동물의 상태를 관리하는 행동은 자신이 정말 동물원의 사육사가 된 것 처럼 좋아했습니다.

또한 게임은 동물들과 직접 상호작용을 해서 친밀도를 올리는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먹이를 주거나 물 호스를 이용해 동물들을 씻겨주는 등의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엑스박스 원과 키넥트 Kinect 센서가 있다면 실제 손을 이용해 직접 먹이를 주거나 물을 뿌리는 등의 행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동물원에서 동물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기에, 게임도 재미있게 즐기지 않았나 싶습니다(지금은 벌써 엄마 아빠와 어디 가자고 하면 싫다고 반항하는 아이들이 되었지만 말이죠). 아이들이 아직 동물에 관심이 많다면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셀프 계산대 단상

요즘 마트를 비롯해 패스트 푸드 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셀프 계산대가 등장하고 있는 것에 큰 거부감을 느끼진 못했다. 아직 새로운 기계를 다루는 데 무리가 있는 나이는 아닌데다, 어쨌든 새로운 디지털 기기를 남들보다는 꽤 많이 접하고 사용하고는 있으니.

어제, 집 근처의 한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고 셀프 계산대를 이용했다. 셀프 계산대를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기존 유인 계산대보다 “빠른 결제 및 귀가”를 하기 위함이다. 거기에 더해 “아오, 답답한 놈들 내가 직접 뛰고 말지” 같은 멋모르는 아마추어의 오만함 같은게 더해져 셀프 계산대 이용을 스스로 종용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 마트에서의 결제 과정은 일개 아마추어인 소비자가 직접 처리하기에는 매우 복잡하다. 어제의 경우 채소류 구매 시 바코드 태그가 없어 직접 수량 입력을 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분명 사용자가 실수로 입력 할 여지가 있는 방식이었고, 실제로 실수를 했더니 그걸 고치기 위해 직원의 확인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확인을 거쳐 수량을 변경하는 걸로 문제가 해결되면 모르겠는데, 그 직후 도난 방지를 위해 만들어 놓은 시스템(계산 준비 완료 된 물품을 감지기 위에 올려놓아야만 최종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 오작동 했다. 마트에는 6대 정도의 셀프 계산대에 2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었지만, 이 두 명의 직원은 계산대의 온갖 예외 처리들(봉투 구매, 오류 수정, 사용자 안내 등등)을 해주느라 언제나 정신이 없다. 직원을 기다리다 못해 결국 내가 직접 꼼수로 오작동을 해결했지만, 빠른 결제 및 귀가를 바라고 사용한 무인 셀프 계산대는 내 기대를 무참하게 깨버린 이후였다.

셀프 계산대를 두고 많은 말들이 있다. 특히 디지털 약자인 노년층에 대한 배려 문제로 시작해, 그 원인으로 지목된 복잡한 UX 문제는 셀프 계산대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 없이 튀어나왔다.

예전에는 막연히 왜 저렇게 밖에 못 만드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의 경험으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모든 셀프 계산대의 UX가 개판인 가장 큰 이유는 위와 같은 수 많은 예외 처리를 사용자가 직접 감당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예외 처리를 안하게 만들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용성은 점차 산으로 간다.

유인 계산대가 셀프 계산대 보다 서비스 질의 우위를 가지는 부분은 “예외 처리에 숙련된 전문가가 일을 처리한다”는 점이다. 부끄럽지만 여태껏 저임금, 계약직으로 운영되는 캐셔 업무를 매우 단순한 업무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계산, 도난 방지, 예외 처리, 소비자 응대 등 그들의 업무는 절대로 저평가 받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나름 “답답하면 니들이 직접 뛰던가”의 순기능일까.

한편으로는 기업이 셀프 계산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불만이 생겼다. 운영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낮추는데 성공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서비스 질은 더 엉망이 되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마트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거란 예상이다. 전통 시장이 마트에게 구축 당할 때의 상황을 이제는 마트가 이 커머스에게 당하려 하는 시점에 이는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일 듯 하다.

또 다른 생각. 셀프 계산대가 유인 계산대를 영영 대체하지 못 할까? 이미 작년 초 아마존 고 Amazon Go 가 훌륭한 예시를 보여주지 않았던가? 기존 캐셔가 담당했던 모든 업무를 완전 자동화 시킬 수 있다면, 사용자는 셀프 계산대에서 그 지랄 맞은(…) 경험들을 더 이상 안하지 않을까?

하지만, 기존 전문가를 대체 할 수 있는 수준의 자동화 시스템의 개발에 기존 기업들이 과연 공격적으로 투자할 지 모르겠다. 소비자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가 아닌 인건비를 줄이자에 방점이 찍힌게 아닌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