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스코어 High Score (2020)

  • VOD (Netflix)
  • 2021. 09. 18.

평가: 5/5

총 6부작으로 구성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미국과 일본의 1980 – 1990년대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기존의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다룬 매체들의 경우 산업적이거나 비즈니스 적인 측면에 포커스를 맞추거나, 비디오 게임을 뭔가 새로운 세대의 형언하기 쉽지 않은 무언가 쯤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 시리즈는 제작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면이 매우 좋았다. 실제 역사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을 만든 전설적인 제작자들의 이야기, 특히 “나는 게임을 만들 때 이러 이러한 이유로 이런 게임을 만들었습니다”는 어디서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깊게 빠져들었다 – 이런 점 때문에 이 시리즈를 게임 제작자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게임을 어디서부터 만들어야 할지 몰랐어요, 어쨌든 큰 종이는 필요하겠더라고요, 그리고 펜을 쥐고 앉았는데 그건 생전 처음 하는 일이었죠, ‘어떤 게임을 만들까?’ ‘이게 뭘까? 나 뭐하는 거지?’ 제일 먼저 머리를 스친 건 그동안 제가 했던 게임이었죠 저는 클루 Clue 를 떠올렸어요 대신 스토리도 곁들였죠.

로베르타 윌리엄스, 킹스 퀘스트 시리즈 게임 디자이너

여러분은 제가 설계한 기본 내러티브에 들어와 있지만 세세한 부분은 플레이어인 여러분이 채우죠

리처드 게리엇, 울티마 시리즈 게임 디자이너

그런 부분을 배경에 잘 살리면 게임을 하다가도 흘끗 눈에 들어오곤 하잖아요 그리고 멋지다거나 아름답다고 생각하죠 그런 세부적인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니시타니 아키라, 스트리트 파이터 2 프로듀서

존재감이 강하다는 말은, 압박감을 주는 캐릭터를 말해요 그래서 캐릭터에 굉장히 힘을 많이 줬어요 너무 요란하다 싶을 정도로요 그래야 세계 시장에 먹힐 거라고 생각했죠

야스다 아키라, 스트리트 파이터 2 캐릭터 디자이너, 게임 개발자, 일러스트레이터

미국 시장에서의 닌텐도 vs. 세가의 경쟁을 다룬 논픽션인 콘솔 워즈를 막 다 읽고 난 다음이라 해당 시기를 다뤘던 에피소드 4 디스 이즈 워 This is War 에 등장한 전 세가 오브 아메리카의 대표 톰 칼린스키 Tom kalinske 가 매우 반갑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그러고 보니 콘솔 워즈 역시 2020년에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는데 아쉽게도 파라마운트+ 에서만 서비스 하는 모양이다.

다이나믹스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

게임 회사 이야기 Ep. 8 – 다이나믹스 편 (클릭 시 재생)

사실 다이나믹스에 대한 내 기억은 매우 단편적인 것만 남아 있었다. A-10 탱크 킬러 라던가, 시에라 온라인의 자회사 중 하나였다던가, 윌리 비미쉬의 모험이라던가 식의 제한적인 정보 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은 어린 시절 무척 해보고 싶었지만 못해본 선망의 게임 목록 한 켠에 자리잡은 게임들을 만든 회사로 기억한다. 그저 선망하기만 한 이유는 단순했다. 이 게임들을 원할하게 실행 할 수 있는 사양의 컴퓨터를 당시 가지지 못했던 것.

데스 트랙 같은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 다이나믹스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이번 영상 제작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러니깐 이름은 들어본 적은 있고, 알게모르게 작품들을 접했었지만, 기억 속에는 뭔지 모를 선망만 남아있던 게임 개발사.

이번 영상의 내용은 게임의 역사(원제: High Score! – the Illustrated History of Electronic Games, 제우미디어, 2002)의 다이나믹스에 대한 서술을 기초로 작업을 시작했다. 자료를 조사하면서 처음 알게 된 다이나믹스의 공동 창업자 데이먼 슬라이와 제프 터넬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플레이어가 흥미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하는 주제를 좋아합니다.

데이먼 슬라이(다이나믹스 공동 창업자, 게임 디자이너)

마치 시드 마이어의 “게임은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과 비슷한 결의 이야기를 한 데이먼 슬라이는 스텔라 7, A-10 탱크 킬러, 레드 바론, 태평양의 에이스들과 유럽의 에이스들의 제작자이다. 책에 남겨져 있는 그의 발언들은 지금의 게임 디자이너들에게도 유효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 몇 가지 발언을 발췌해 본다.

새로운 제품을 만들 때는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는 경쟁사의 제품보다 좀더 개선된 형태로 만들거나, 두 번째는 좀더 다른 형태로 만드는 선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통 후자 쪽이 시장에서의 반응이 더 좋았습니다.

F-16 같은 현대의 제트기들이 유선형의 아름다운 동체와 날개를 가지고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초음속 공중전을 벌인다면, A-10은 그와 정 반대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A-10 Tank Killer

게임 디자이너들이 중요시해야 할 것은 플레이어가 조종하게 될 탱크나 비행기가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게 될 경험입니다.

아직까지의 컴퓨터 성능으로는 완벽하게 현실을 재구성 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사실을 사실에 가깝게 재구성 하는 것이 가능 할 뿐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복엽기를 타고 적과 바짝 붙어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을 정도의 느린 속도로 전투를 벌인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입니다.

데이먼 슬라이

또 다른 공동 창업자였던 제프 터넬의 경우도 역시 게임 제작자로서의 그의 일생을 눈 여겨 볼 만 하다. 초창기 서바이벌 호러 장르를 개척한 게임인 프로젝트 파이어스타트 나, 창의적인 게임 플레이를 선보인 인크레더블 머신(국내 정발명 – 요절복통 기계)을 제작하고, 울트라 3D 핀볼, 트로피 배스 같은 좀 더 대중 지향적인 캐주얼 게임들을 선보임으로써 당시 매니아 시장의 성격이 점차 강해지던 PC 게임 시장의 확대를 꾀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제프 터넬의 경우에는 이후 꾸준히 게임을 개발하며 SNG 게임을 만들어 히트 시키기도 했다. 2017년 은퇴를 선언하고 게임계를 떠났다. 데이먼 슬라이는 유럽의 에이스들 제작 이후 게임계를 잠시 떠나 이후 새로운 게임사를 만들며 현역으로 복귀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과거의 명성을 되살릴 만한 작품을 내지는 못했다. 만약 그가 은퇴 없이 게임을 계속 만들었다면 지금의 모습과는 좀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역시나 가정은 무의미 한 걸까?

어쌔신 크리드 – 디스커버리 투어가 한시적 무료로 풀렸습니다

유비 소프트의 대표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가상의 세계사를 바탕으로 인류를 지키기 위한 암살자 집단의 노력과 희생을 그린 인기 시리즈 입니다. 가상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실성과 플레이어 몰입을 높이기 위해 지역, 배경 등의 고증을 게을리 하지 않는 시리즈로 유명하지요.

10여편이 넘는 작품을 발표하면서 이 게임이 다룬 지역은 꽤 많습니다. 중세 예루살렘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피렌체와 베네치아, 독립전쟁 시기 보스턴과 뉴욕, 프랑스 혁명 시기의 파리, 고대 이집트 왕정 말기의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고대 그리스 아테네 등이 게임에 담겼고 이들 지역은 고증을 바탕으로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 되고 있습니다.

어쌔신 크리드: 오리진 – 디스커버리 투어 트레일러 영상

고증에 들인 노력이 아까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유비 소프트는 시리즈 최신작에 해당하는 오리진(고대 이집트 왕정 말기)과 오디세이(고대 그리스 시대)를 기반으로 한 교육용 콘텐츠를 제작 판매 중이었습니다. 디스커버리 투어라 불리는 이 시리즈는 본편 게임에서 게임과 관련한 시스템(암살이나 전투 같은)과 게임 스토리를 걷어내고 대신 편하게 도시를 여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친절한 도슨트의 안내는 덤이지요.

오픈 월드라 불리우는 게임 특성으로 인해 사용자는 게임 내 구현된 도시의 뒷골목 구석구석까지 자세히 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미 시리즈 2편에서 모사된 베네치아, 피렌체의 모습은 게임을 즐긴 이후 실제 해당 도시를 여행한 사람들이 “여기 와본 것 같아” 라는 감상을 말하게 만들 정도였었지요. 최신 비디오 게이밍 기술로 만들어진 디스커버리 모드에 구현되어 있는 가상의 알렉산드리아와 아테네의 현실성과 몰입감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해당 게임(?)은 자유롭게 도시를 여행하거나, 특정한 포인트를 방문하여 설명을 들으며 관람 할 수 있습니다. 각종 고증에 사용된 시청각 자료를 확인하면서 설명하는 내용을 확인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한국어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해당 디스커버리 투어 타이틀들은 한시적으로 무료(2020년 5월 21일까지)입니다. 유비 소프트의 디지털 게임 유통 플랫폼인 Uplay에 가입 및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합니다. 해외 여행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시대, 디스커버리 투어로 가족과 함께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를 여행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