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COMBAT 7: Skies Unknown

개발: Bandai Namco Entertainment
플랫폼: Play Station 4
발매년도: 2019년
장르: Flight Shooting

심각한 번아웃의 영향. 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짜로는 아무것도 흥미가 없었음에도 의무적으로 흥미를 가지거나, 혹은 흥미를 가진 척을 하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뭘 해도 그게 그거 같고, 딱히 새로운 것에도 흥미가 없었음에도 이 거지같은 상황은 빨리 벗어나고 싶다. 식의 딱히 건전하지 못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이 꽤 오래 지속되고 있었다.

그런 무기력 연속인 나날 속에서, 어떤 이유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에이스 컴뱃 신작이 정말 미친듯이 하고 싶더라. 그래서 눈 딱 감고 PS4를 구하고 VR 키트까지 장만했다. 그리고 첫 구동을 할 때의 기분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램이었다.

예전 보다 더 나은 무언가를 기대하진 않았다. 그저 옛날, 10년전, 20년전에 느꼈던 감정(시리즈 중 처음 즐긴 3편이 1999년 발매작. 딱 20년전에 했던 게임이다)을 느끼고 싶었다. 어떤 사람들은 예전 작품에서 달라진게 없어 아쉽다 하지만, 오히려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어서 내게는 더 좋았다. 이야기 하고 보니 딱 노인네 감성 같아서 부끄러워진다. 내가 이런 소릴해도 될 나이인가?

VR 모드는 어떨까? 이번 시리즈의 VR 모드는 VR 키트가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존재다. 그만큼 VR에 어울리는 게임이지만, 스테이지가 3개 뿐이란게 굉장히 아쉽다.

하지만 처음 이륙 시퀀스 때 부터 갑작스런 멀미가 시작된다. 평생 3D 멀미는 생겨 본 적도 없었고, 심지어 VR 기기 체험을 종종 했었던 어린 시절 때에도 멀미는 없었는데… 나이 먹었단 이야기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구나.

옛날 감상(Old Reviews)

원래 하트 컴플렉스 닷넷은 실패한 사업의 마지막 유산1 같은 것이었어요. U2VL 이라고 하는 정체 불명의 이름을 단 팀으로 세금 낭비에 일조하고 있었던 시절이었으니깐 한 십수년 전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국가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이후에 남은 부산물 중 하나가 하트 컴플렉스 닷넷 입니다.

“이왕 있는 도메인으로 뭘 할까?” 라는 중에 ‘뭐라도 만들자’는 결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 APM으로 웹 게임을 만들다가 일단은 포기. 다시 규모를 작게 잡아 개인용 웹 게시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일기와 영화, 게임 리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2

이후, 사람들에게 블로그라는 매체가 주목(?) 받는 시기가 왔을 때. 태터툴즈(현 텍스트 큐브)로 시스템을 갈아탑니다.3 이 때 일기나 잡담은 버리고, 본격적으로 본 영화나 게임에 대한 이야기만을 다루기 시작했죠. 어차피 누군가 읽어줄 용도라기 보다는 개인용 기록에 가까웠었기 때문에, 두 세줄의 짧은 감상이 전부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군대를 다녀온 후에는 이야기를 좀 더 확장해서, 게임 만드는 이야기라던가, 게임 정책과 관련한 비판적인 이야기(주로 게임 심의)들을 하면서 블로그를 운영 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글들을 써 오던 중에 돌연 포스팅을 중단 했습니다. 그냥, “뭘 더 쓰지?” 같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이유 때문이었어요.

이후 사이트가 없어진 것은 순전히 호스팅이 날아가 버린 탓(!) 입니다. 최신 백업은 있었지만, 매우 현실적인 핑계들4 때문에 페이지는 계속 복구되지 않고 있었죠. 애초에 “나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 위한 페이지였으니, 누군가를 위해 빨리 복구해야겠다는 생각마저 호스팅과 함께 날아가 버렸습니다.

Mona lisa Smile Poster

그리고, 갑자기 복구입니다. 아니 엄밀하게 이야기 하자면 그냥 새로 시작합니다. 갖은 핑계를 다 떨쳐낸 건 ‘뭐라도 써 봐야 한다’ 라는 생각이 최근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독한 번 아웃(Burn out)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라고 해 둡시다. 5

왼쪽은 예전 텍스트 큐브 시절 부터 대표 이미지로 사용하던 “모나리자 스마일”의 포스터 입니다. 네, 예전과 동일하게 개인적인 (아무것도 아닌, 그렇지만 전부에 대한)감상을 적는 것들이 메인이 될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 맙소사! 이 도메인은 원래 게임 포털 서비스를 위한 용도였다고요!

  2. 그 때의 게시판의 코드, 데이터는 아직도 압축 파일 형태로 하드 한 켠에 고이 모셔져 있습니다

  3. 가만, 태터툴즈면 블로그가 대중에 알려지기도 훨씬 전(!) 이군요.

  4. 귀찮음, 바쁘니깐 나중에, 애들을 봐야해, 아내가 허락 안함 등등 

  5. 일단 옛날 텍스트 큐브의 글들을 워드프레스로 다시 복구하는 건 여전히 귀찮아서 미뤄두려고 합니다.

인디아나 존스 3: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 제작: Lucasfilm Games
  • 유통: Lucasfilm Games / Steam
  • 장르: Adventure game
  • 리뷰 타이틀 버전: 스팀 판매 버전

오랜 추억의 향수라고 하는 것은 비단 낡은 LP 판, 추억의 도시락, 양철 지붕 학교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나간 과거는 모두 추억을 동반하고, 세대의 차이만 있을 뿐, 플로피 디스크와 4컬러 출력의 흑백 디스플레이(허큘리스라 불리었던)에도 엄연히 향수는 존재한다.

최근의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의 게임 매장에서는 종종 오래된 명작들이 다시금 판매되기 시작했다. 인디아나 존스 3: 최후의 성전 역시 이러한 시류에 따라서 밸브Valve의 스팀Steam 서비스를 이용하여 발매 되었다. 원작이 MS-DOS 기반의 시스템에서 작동되었던 만큼, 애뮬레이션을 통하여 실행 가능한 배포판이 판매되고 있으며, Windows 7 시스템 기준으로 게임은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돌아가지만 일부 사운드의 경우는 찢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하지만 게임에 크게 지장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향수 그리고 어색함

1989 년에 발매 된 인디아나 존스 3편은 당시에는 영화 원작을 기반으로 한 성공적인 게임이었다.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어는 인디아나 존스의 역할을 맡아, 성경 속의 잃어버린 성배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떠난다. 루카스 아츠 특유의 유머러스함과, 영화 속 등장 인물들의 성격이 그대로 녹아들어있는 이 게임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는 물론 평단에서도 높은 평점을 획득하였다.

하지만 발매된지 20년이 지난 지금에서, 옛날의 향수를 느끼며 게임을 플레이 하기에는 불편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당혹감을 크게 느꼈던 부분은 마지막 최종 단계에서의 퍼즐 풀이 방식의 복잡함 때문이었다.

최종 성배를 찾는 퍼즐은 대단히 복잡한 힌트들을 연결시켜야 한다. 게임 초, 중반에 얻게되는 힌트와 함께, 별도의 책자로 제공되어지는 텍스트를 이용하여 답을 유추하고, 단 한번의 선택 기회를 이용하여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즉각 배드 엔딩 Bad ending 과 함께 한참 전에 있는 마지막 세이브 포인트 지점에서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만 한다!

해당 퍼즐에 대한 디자인 의도는 분명하다. 복잡하게 고안된 이러한 퍼즐은 게임에 대한 몰입과 캐릭터에 대한 자기 동질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 내가 아닌 별도 제공된 문서를 이용하여 게임의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다시 게임 속에서 응용한다는 것은 게임의 사실성과 재미를 고민하던 당시의 노력에서 나온 결과물인 것이다.

당시에는 재미있는 참신한 요소였지만, 요즘의 플레이 스타일과 비교했을 때 엄청나게 복잡하기 때문에 지금에서는 이런 퍼즐이 대단히 불편하고, 동시에 어색함이 느껴졌다. 분명히 십 수년 전에 이런 게임을 즐겼던 ‘나’라면 분명 기를 쓰고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것 같다는 추억이 떠올랐던 것이다.

과거에 느꼈던 재미가 이제는 불편함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 좀 서글퍼지기도 한다. 아마도 혹자는 늙었다고 노골적으로 놀려 댈 것이다. 사람은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때의 자아를 유지하기 힘들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떠오르기도 한다. 향수는 향수로 남았을 때 아름다운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으로 옛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만, 여전히 어색한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