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오브 듀티: WW II Call of Duty: WWII

  • 개발: Sledgehammer Games / Raven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17년
  • 장르: FPS

제2차 세계대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 전선 별로 각각 판이하게 다르다. 서부 유럽 전선에서의 관점은 나치라는 거대악을 심판하는 영웅 서사와 닮아있다고 한다면, 태평양 및 동아시아 전선을 다루는 쪽은 대의명분도 없이 미지의 세계를 막대한 희생을 치루며 전진한다는 느낌. 동부 유럽 전선은 또 다르게 전쟁 자체 보다는 혹독한 자연 환경과 사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의 극단은 대체 어디인가를 이야기 하곤 한다. 그리고 북아프리카 전선의 경우는 말 그대로 전쟁을 기술 Technique 관점에서 보려는 느낌이라고 할까나.

게임 미디어에서의 제2차 세계대전 서술도 이런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콜 오브 듀티나 메달 오브 아너의 시작도 결국 이런 관점의 영화나 드라마 같은 기존 미디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니깐. 콜 오브 듀티: WWII 도 기존의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콜 오브 듀티와 시작은 크게 다른게 없어보인다.

하지만,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조금씩 다른면이 보였는데, “병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그들이 이룬 업적”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전쟁 참가자들의 고통과 번민”에 좀 더 포커스를 맞췄더라. 하긴 이 정도 변화도 없었으면 또 다른 라이언 일병 구하기 게임이 되었겠지만.

아쉬운 점이라면 상대적으로 짧은 내용에, 산만한 인물 관계. 그리고 주인공과 피어슨 이외에 그저 도구로만(그게 이야기 전개 상으로든, 게임 내 역할이든 간에) 등장하는 나머지 대원들의 모습 정도가 될 것이다. 시도는 좋았는데 마무리는 썩 좋진 않은 스토리 진행이랄까.

콜 오브 듀티: 워존 Call of Duty: Warzone

  • 개발: Activision / Infinity Ward / Raven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20년
  • 장르: FPS / 배틀로얄

나는 FPS 멀티플레이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해봐야 좋은 성적을 거두는 편이 아닌 탓이 크다. 그리고 남들과 경쟁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그런 것 치고 팀 포트리스 2 Team Fortress 2 는 70시간이 넘게 즐기긴 했다). 당연히 배틀로얄 류 게임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PUBG는 아에 플레이를 해 본 적도 없고, 포트 나이트 Fortnite 나 에이펙스 레전드 Apex Legends 는 두어번 플레이 해본게 고작이다.

그나마 포트 나이트나 에이펙스 레전드를 할 때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 관심을 접은 이유는 긴 시간 동안 교전 없이 돌아다니다 순식간에 죽어버린 후, 손가락 빨아야 하는 장르 특유의 플레이 감각이 싫었던 탓이다. 모던 워페어 리부트의 캠페인을 끝낸 이후 잠깐이지만 멀티플레이를 꽤 즐겁게 했었는데, 짧은 교전 시간과 죽더라도 바로 바로 리젠되는 빠른 플레이 간격이 좋았기 때문이다.

모던 워페어 리부트의 베틀로얄 모드인 콜 오브 듀티: 워존을 플레이 시작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이런 이유들 때문에 길게 즐기진 않겠다는 예감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맘에 드는 구석이 있어서 왠지모르게 손이 꾸준히 가고 있는 중이다.

게임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건 굴라그 시스템. 플레이어가 사망하면 바로 관전 모드로 들어가 팀원이 부활 시켜줄 때 까지 기다리는게 아니라, 굴라그로 끌려가 다른 사망 플레이어와 1:1 대결을 통해 부활 기회를 얻는 것. 패자부활전이 주는 적극성과, 굴라그(옛 소련의 정치범수용소)가 주는 분위기가 게임과 꽤 잘 어울린다. 굴라그에서의 대결에서도 지면 여느 게임과 마찬가지로 손가락을 빨고 있긴 해야 하지만, 1:1 대결의 여운 때문인지 쉽사리 게임을 포기하게 되지 않는다.

게임 진행 중 각종 임무를 제시하고 임무 해결에 따른 보수 지급 / 파밍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교전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꽤 긴장감 있게 플레이 가능하다는 점은 인정. 임무 중에는 다른 팀의 플레이어를 수색 처단하는 임무들도 있어서 교전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도 꽤 흥미롭다.

사실 앞으로 얼마나 더 즐길지는 모르겠지만, 그간 관심 없었던 배틀로얄 장르에 눈뜨게 해준 것 만으로도 이 작품에 부여하는 내 개인적인 의미는 크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Call of Duty: Modern Warfare

그가 전쟁 범죄, 백색 테러를 저지르는 악당인 건 게임 내내 노골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 행동에 대한 개연성 묘사가 전혀 없다 보니 바르코프의 조국 러시아가 무능에 가까울 정도로 방치하는 상황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어진다.

  • 개발: Infinity ward
  • 리뷰 플랫폼: PC
  • 발매년도: 2019년
  • 장르: FPS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미래 전쟁물로 가기 시작하면서 점차 개인적인 관심이 뜸했었다. 아마 블랙 옵스2(2012년 작) 고스트(2013년 작) 언저리 쯤인 듯 하다. 이유는 몰입감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고, 크게 와닿지 않는 스토리, 10편 가까이 즐겨온 데 데한 피로감. 이런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었다.

이번 모던 워페어(리부트) 신작에 대한 정보가 들려 왔을 때, 시리즈에 대한 저런 편견이 사라졌던 건 아니었다. “굳이 이걸 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깨진건 그냥 개인적인 변덕이다. 그래, 게임 고르는데 뭐 이유가 있나.

싱글 플레이는 확실히 명불허전. 블록 버스터 전쟁 영화를 직접 체험하는 듯한 시리즈 전통의 감각은 여전하다. 제로 다크 서티, 13시간 등의 최신의 실화 바탕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명장면과 연출을 따온 것은 물론, 시리아 내전이나 ISIS 준동, 런던 테러 같은 실제 사건들에서 모티브를 가져다 썼다.

달라진 점이라면 이전 시리즈인 모던 워페어 2 의 ‘노 러시안’ 미션 같이 윤리적인 딜레마 혹은 쇼크를 주기 위한 미션들이 게임 전반에 들어가 있다는 것이다. 도심지, 피아 구분이 안되는 상황을 통해 플레이에 제약을 만들고, 윤리 도덕적인 선택지를 주고 이를 선택하게 만드는 등 전쟁을 무조건적으로 화려하게 만들지는 않겠다는 제작진의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복잡한 현대 전장에서 선과 악의 구분은 어떻게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정작 진짜 악을 묘사하는데는 실패했다. 본 작의 최종 악으로 등장하는 러시아의 바르코프 장군의 악행은 개연성 표현이 거의 전무하다 보니(고작해야 어머니 러시아에 테러리스트가 들어와선 안된다는 말 한마디가 전부다), 덕분에 악당으로서의 개성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가 전쟁 범죄, 백색 테러를 저지르는 악당인 건 게임 내내 노골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 행동에 대한 개연성 묘사가 전혀 없다 보니 바르코프의 조국 러시아가 무능에 가까울 정도로 방치하는 상황 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어진다. 아니 공개적으로 대놓고 돌아다니는 현직 장군을 잡는데 타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직접 개고생해서 들어가 목을 따야 한다고?


여담으로 도심 테러를 배경으로 한 피커딜리 미션, 전쟁 범죄를 표현한 고향 미션 등을 플레이 할 때, 문득 시리아 내전 당시 각종 구호 단체에서 현지 인력 파견 전 VR 등을 통해 전장을 체험시킨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이런 잔혹상에 대한 실감나는 체험이 그저 흥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면, 현대의 게이밍 기술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최고의 수단이라는 믿음이 더 굳건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