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4 Halo 4

  • 제작: 343 Industries
  • 유통: Microsoft Studios
  • 리뷰 버전: 한국 정발판(음성, 자막 한국어)

헤일로 서사시에서 나에게 가장 가슴 진하게 남아있었던 시리즈는 본편보다는 헤일로: 리치였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돌아온 마스터 치프와 코타나에 대한 반가움은 상대적으로 덜 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제작사마저 바뀌어버린 마당에 서자 같다는 기분도 지울수는 없었던 것 같고.

그렇다고 해도 헤일로 4는 분명 헤일로 시리즈의 적손이다. 치프와 코타나는 여전히 건제(?)하고 인류는 여전히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선조는 뭐 어쩌란거야? 라는 물음이 남는건 어쩔 수 없는 듯.

근데 리치보다 더 이전 배경의 프리퀄이 나온다굽쇼? (…)

헤일로 3: ODST Halo 3: ODST

  • 제작: Bungie
  • 유통: Microsoft Game Studios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 장르: FPSFirst-person Shooter
  • 리뷰 타이틀 버전: XBOX 360 정식 발매판(09. 09. 22. NTSC/J, 음성/자막 한글화)

마스터 치프 Master Chief 의 헤일로 Halo 시리즈는 3편을 마지막으로 대서사시의 막을 내렸다. 공식적인 이야기는 사실상 종료되었지만, 헤일로 워즈 Halo Wars, 헤일로 3: ODST Halo 3: ODST(이하 ODST), 그리고 곧 출시 될 헤일로: 리치 Halo: Reach 까지 헤일로 세계관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헤일로 3: ODST는 전작의 주인공이자 전쟁 영웅이었던 마스터 치프가 아닌 전혀 새로운 등장 인물들을 출현시킨다. 궤도 강하 충격대 Orbital Drop Shock Trooper 라 불리우는 UNSC 해병대 소속 특수부대원들의 하루 남짓한 동안의 작전 수행기를, 두개의 시점-루키 Rookie 라 불리우는 신참 캐릭터를 기준으로 다른 부대원들의 흔적을 찾아나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각각의 부대원들의 행적을 되집는 형태의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의 진행 페이즈는 크게 두가지-루키의 시점과 각 부대원 1인의 시점으로 진행된다.

액자식 이야기 구성과 다양한 등장 인물들로 인하여 볼륨감 있는 게임 구성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ODST의 싱글 플레이 볼륨은 오히려 전작들(헤일로 1, 2, 3)에 비하면 상당히 적다고 느껴진다. 자신에게 적당한 난이도를 선택하여 플레이를 한다면 대여섯 시간 안쪽으로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싱글플레이의 볼륨은 의외로 작은 편이며, 스토리텔링 구성 역시 그다지 밀도있게 진행되는 편은 아니다. ODST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게임 시작 초반 궤도에서 강하를 시작하는 연출 시퀀스 정도 뿐이며, 이후의 게임 진행은 전작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설정상 ODST 대원은 스파르탄 Spartan 에 비하여 체력과 힘이 모자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으며, 기존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ODST 대원인지 스파르탄인지 의심을 해봐도 좋을 정도로 차이점은 별로 없다.

최근의 시류일련지 몰라도, 콘솔 패키지 게임-특히 FPS 게임에서,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의 구성 비중이 점차 싱글 플레이에서 멀티 플레이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ODST 역시 마찬가지여서 싱글플레이의 모자란듯한 볼륨은 전작인 헤일로 3에서의 다양한 멀티플레이용 컨텐츠에 더하여 사생결단이라는 신규 모드가 추가되어 더욱 더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해두고 있다. 콘솔 기반의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피할 수 없는 진화의 과정이라 생각이 되지만, 혼자서 편하게 즐길거리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염려가 존재한다. 싱글플레이와 멀티플레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미의 경험은 분명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에 분명하고, 분명 두 영역을 완벽하게 아우를 수 있는 게임은 앞으로 더더욱 나오기 힘들 것이라 예상되는 바-제작비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치 않는다면 상관 없을 문제이긴 하다-앞으로 당분간은 멀티플레이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무엇이 옳다의 문제는 아니지만, 점차 위축되어가는 ‘혼자 즐길거리’들을 바라보면서 아쉬움이 느껴질 수 밖에 없을것인가? 단지 남들과 부딪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 보다는 아직 혼자서 느긋하게 내가 모르는 세계를 경험하는 것이 더 좋을 수 밖에 없는 20세기 소년의 취향일 뿐이다.

해일로 2 Halo 2

  • 제작 : Bungie/MS Game Studios
  • 유통 : 세중게임박스 (한국 발매판)
  • 장르 : FPS
  • XBOX 한국 발매판(2004.11.09 – NTSC/J)

멋대로 회상을 하자면 그런것이다. 대한민국의 신체 건강한 남자라면 누구나 겪게 될 군대 문제에 있어서 유유부단한 성격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결과로 뒤늦게 공군 입대를 자원하고는 영문도 모르는체 8주간 지루하고도 고된 전반기 훈련을 마치고 첫 특박을 나왔을 때, 내 머릿속에 가득한 것은 여자가 아니라 새로 나왔을 영화와 게임이었다. 고작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을 위해 나는 2주전부터 ‘휴가때 꼭 해야 할 일’과 ‘아쉽지만 임관 이후에 해야 할 일’로 모든것을 이분해 버리는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다-보통 동기들은 이럴때 ‘휴가때 꼭 먹어야 할 것’과 ‘다음에 먹어도 괜찮은 것’을 분류하곤 했다.

딱 반즈음 미쳐버린 상황에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이란게 훈련의 댓가로 받은 월급을 인출해서는 Halo 2와 에이스 컴뱃 5를 덥썩 구입해 버린 일이었으니까, 지금 생각해보자면 당시의 내 금단증상도 상당히 심각했던것이 아닐까? 어쨌든, 딱히 만날 애인 같은게 없었던 나는 친구들을 만나 가벼운 인사를 나눈뒤 다시 집으로 들어가 두 게임만 죽어라 했었다. 남들은 먹거나, 마시거나, 혹은 애인을 만나 사랑의 대화를 속삭이고 있을때, 나는 엑박과 플스2의 패드를 벗 삼아 광란의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결과가 괜찮았을 리 없다. 복귀 전까지 각각 20%에도 못 미치는 진행 실적을 뒤로하고 또 8주간 후반기 훈련을 받으러 들어갔을때, 한동안 두 게임의 이미지가 계속 머릿속에서 맴돌기만해 욕구만 더 자극시켰을 뿐, ‘휴식을 통해 훈련의 성과를 드높힌다’ 따위의 특박의 의의 같은건 이미 저 멀리 외계로 내던져진지는 오래였다. 그런식으로 욕구불만을 주변의 동기 게이머들과 대화로 풀어가면서 참고 견딘 후, 결국 임관 휴가라는 극적인 기회를 맞이했지만, 인간이란 참 간사한 존재라는 것은 여기서도 다시 한번 증명 되는데, 임관 이후에는 회사원에 가까운 자유가 보장되는 공군 장교라는 가면이 씌여지자마자, 욕구도 증발해 버렸다. 그런식으로 헤일로 2는 다시 한번 봉인되어버렸고, 빈 자리는 다른 여러 게임들이 차지해 버렸다.

긴-그렇지만 짧기만한 임관 휴가가 지나고 폭풍과도 같았던 특기 교육 기간동안에는 또 한번 집에서는 멀어졌기 때문에 비단 이 게임 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들 역시 자연스럽게 손에서 멀어져 버렸다. 기본 군사 훈련과는 다른 의미로 정신 없는 하루 하루가 지나감에 따라서 예전과 같은 게임에 대한 집착-아니 사치를 부릴 수 없게 될 수 없다는 것을 가볍게 느끼고 있었을까? 정식으로 자대를 배치 받고 나서는 묵직한 엑스박스 컨트롤러에 적응하는 것 보다는, 근무 환경에 적응하는데 더 집중 할 수 밖에 없었고 좀 처럼 게임을 즐길 여유 같은건 쉽게 나타나지 않는것 처럼 보였다. 자대 배치후 나만의 공간이 생기기 시작하고 일에 어느정도 익숙해지기 시작할 때 부터, 나는 다시 헤일로 2를 꺼내들었고, 결국 2주 정도의 노력 끝에 엔딩에 도달했다. 헤일로 2를 구입한 때 부터 이미 재정신이 아니었던 시작이었다고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본 엔딩치고는 왠지 모를 허탈감에 사로잡혀 버렸다. 단순히 스토리 모드가 짧다던가, 후편을 계산한 연출이 눈에 보였다던가 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분명 헤일로 2는 전작의 명성을 뛰어넘을 만한 후속편이었음에도 나에게는 왠지 모르게 공허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왜냐고? 이유는 엔딩을 본지 벌써 몇달이 지난 지금에도 불명이다. 이런 애매모호한 감정의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한건가? 라는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다시 한번 해 보는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