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비화 유감

게임의 구상부터 개발까지 완성에 걸린 기간만 7년, 완성된 게임을 보고도, 탐탁치 않아했던 임원들, “일단 발매는 하겠지만, 이런 게임이 잘 될리 없습니다.”

A 웹진, 2016년

정작 문제는 EA와 윌 라이트의 관계였다. EA입장에서는 거액을 주고 MAXIS의 대표 게임인 심시티의 가능성에 투자한 것이었고 심시티 게임의 핵심 개발자는 윌 라이트였다. 그런데 그 심시티의 핵심인 윌 라이트가 심시티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거액을 주고 산 핵심 인물이 지금 딴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B 웹진, 2019년

EA에 맥시스를 매각한 이후 윌 라이트는 드디어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경영은 EA의 몫이었고, 윌 라이트는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을 짓눌러오던 경영 문제에서 해방되어 게임 개발에만 집중 할 수 있었다. EA도 우호적이었다. 윌 라이트가 필요하다고 말만 한다면 컴퓨터부터 인력까지 뭐든지 충원해 줄 기세였다.

C 웹진, 2018년

타고난 승부사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윌 라이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건 다 필요없고, 프로그래머 한 명만 붙여달라고 회사에 요구했다. EA는 귀찮다는 듯 적당한 프로그래머 한 명을 뽑아 프로젝트에 배정해 주었다. 윌 라이트에게 이건 굴욕이었다. 그는 [심시티]를 개발한 사람이 아닌가?

D 웹진, 2015년

위의 영상을 준비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문제 중 하나. 심시티와 심즈 시리즈의 개발자인 윌 라이트는 말 그대로 게임사에 한 획을 그은 위대한 인물 중 하나이다 보니 국내에도 그와 그가 몸 담았던 맥시스 소프트웨어에 대한 글이 매우 많다.

그런데 찬찬히 읽어보면 같은 시점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도 불구하고 각 서술자 마다 다른 분위기, 심지어는 객관적인 사실 마저도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1가 있다.

게임 개발 비화나 게임사를 이야기하는데에 대한 어려움은 이미 예전에도 몹시 투덜거린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너무 심했다. 이번 영상은 다른 영상에 비해 준비 과정이 매우 어려웠었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소요된 건 사건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일이었다.

국내의 기사들은 위의 예시를 보듯, 각 저자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래서는 뭘 선택하든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그리고 대부분 내용의 출처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이 없다).

결국 내가 내린 해결책은 당사자 입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서술하는 것이었다. 다행이 관련 자료는 찾기 쉬웠는데 맥시스 초기에 대한 이야기는 제프 브라운의 한 강연 영상(2009년)을, 그리고 심즈에 대한 이야기는 주로 윌 라이트의 여러 인터뷰 자료들을 토대로 삼았다2

게임 개발 비화를 쓸 때, 드라마틱한 이야기는 글의 재미를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내는 것 역시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이기도 하고, 내 스스로는 그런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에 매일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 그것도 전문성과 사실에 기반한 이야기를 풀어야 하는 게임 전문지에서 같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사실마저 달라지는 행태는 좀 위험하다. 만약 리니지 1의 개발 비화를 이야기 하면서 상상에 근거한 양념을 함부로 칠 수 있을까? 키보드에 손을 올리기 전에 NC 법무팀이 먼저 떠오른다면, 해외의 게임 개발 비화를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지어야 되는거 아닐까?

문제는 이런 이야기들이 확대 재생산 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각종 블로그 글이나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이 생산한 콘텐츠에서도 똑같은 난리판이 벌어진다. 그도 그럴 것이 기초 자료로 어떤 웹진 기사 하나 집어놓고 작업을 한게 너무 눈에 보이거든.

관점에 따라 사건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는 있다. 그리고 방대한 자료들 중 참고한 소스에 따라서 사실 관계도 달라질 수도 있으며, 당사자의 인터뷰라고 해서 무조건 신뢰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영상을 준비하면서 찾아 본 내용들은 이런 수준의 이야기를 한참 벗어난 듯 하다.

이건 좀 아니지.


  1. EA가 출시를 반대했다. EA가 출시에 반대했지만 신임 총괄 매니저의 드라이브로 출시했다. EA는 심즈에 적극적이었다 등

  2. 링크 자료는 제일 먼저 참조했던 가마수트라에 실린 윌 라이트 인터뷰(2011년)이다

300 (2006)

  • 감독 : Zack Snyder
  • 출연 : Gerard Butler, Lena Headey, Dominic West
  • 죽전 CGV Star!관에서 관람 (G열 11번 2회 12:40 2007. 03. 25.)

요즘 영화관에 가는 횟수에 반비례해서 영화 홍보 프로그램을 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영화 내용이 파악될 정도로 자세하게 지켜보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아까운(?) 시간 쪼개서 보는 영화인 만큼 어떤 영화를 봐야 조금이라도 좀 더 효용적인 측면으로 이득일까? 하는 심정으로 보게 되어진다. 효용 극대화 이론의 실천이랄까?


Frank Miller의 원작이라는 명성 같은건 아무래도 좋았지만(잘 모른다), 소개 영상에서 나오는 강렬한 인상 때문에 꼭 봐야겠다는 생각에, 보기 싫다는 여자친구에게 조르고 졸라서 결국 볼 수 있게 되었다. 영상미는 극을 달리고 있고, 장열한 스파르타 전사들의 전원 옥쇄는 나를 숙연하게 만들었지만, 잠깐만. 스파르타 너희들도 노예 제도를 이용한다던가, 후에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정복욕을 맘껏 발산한 주제에, 자유를 주장하는건 어째 좀 뭔가 핀트가 어긋난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그래도 그런것 다 무시하더라도 디테일 하나 하나가 정말 멋지다! 중장보병의 육중한 전진, 막강한 위력, 그리고 넘치는(…) 남성미 어느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젠장, 나는 언제 한번 저런 복근 가져보나. (털썩)

갓 오브 워 God of War (2007)

  • 제작 : SCEA
  • 유통 : SCEK (한국 발매판)
  • 장르 : 액션 어드벤쳐
  • 리뷰 타이틀 버전 : Play Station 2 한국 발매판 Big Hit(NTSC/J)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죽변 파견 생활 중에 클리어 한 게임 중 하나. 그나마도 평소에 ‘지독한 액션 게임치’라고 스스로 주장하고 다녔던 나였기 때문에 이 게임을 즐기는 것은 은근히 고역에 해당했다. 결국 같이 파견 나가 있던 박모 병장과 함께 3일 밤낮을 지새우며 액션은 박병장이, 길찾기/퍼즐/점프 액션은 내가 도맡아 하는 분업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결국 엔딩에 도달 했었다-그래도 마지막 최후의 전투는 내가 마무리 지어버렸다(웃음).


무엇보다 호쾌한(그리고 잔인한) 액션이 장점인 이 게임은 버디 액션의 극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적들에 맞게 대응하는 액션도 가지가지인데다, 컨트롤 면에 있어서도 단순 버튼 연타나 조작이 아닌 각 액션에 맞는 동작들을 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조작감 하나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만도 하다. 그러나 전투 액션을 제외한 다른 액션(주로 모션에 관한 것)과 그를 빌미로 한 각종 퍼즐들은 사실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섬세한 컨트롤을 요했기 때문에 같이 즐겼던 박병장의 증언에 따르면 ‘대장님 것만 아니었으면 집어던졌을겁니다’라고 말 할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 유발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후속편이 한창 제작중이라고 하지만, 여기서 더 강도가 세진다던가 그런것 보다, 되도록 엄한 퍼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게 바램. 난이도 설정에서 전투 난이도는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퍼즐은 항상 그대로 나오니까 어떻게 손쓸 방법도 없다구. (털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