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The Last of Us Remastered

  • 개발: Naughty Dog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14년
  • 장르: 액션 어드벤쳐

라스트 오브 어스 2 The Last of Us 2 가 출시된다는 소식에 왠지 모르게 엉덩이를 걷어차인 기분으로 부랴부랴 1편을 다시 시작. 그간 우울한 분위기와 게임 하는 내내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느낌이 별로였기 때문에 제대로 플레이 진행을 하지 못했었다.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PS4) 등을 평가할 때 각각의 성인 남자 주인공들을 부성애 쩌는 모범적인 아버지로 평가하는 이야기들을 종종 보곤 하는데, 이런류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아버지들은 하나 같이 어딘가 정상이 아니라서 아이한테 학대로 트라우마나 남기는. 아버지로서는 큰 결격사유를 가진 주인공들이다.1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공감이 가는 건 인격으로서 큰 하자가 있지만 그걸 극복하고 주인공 스스로 성장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걸 구분 못하고 이런 캐릭터들에게 아버지라던가, 부성애 같은 판타지를 덧씌우고 감정 이입을 시작하면 한참 문제가 있다(이건 2017년 영화 로건도 마찬가지).

농담 아니라, 여기서 멀쩡한 아버지 상은 호라이즌 제로 던의 로스트(왼쪽 하단) 뿐이다.

2014년의 게임을 2020년에 하면 당연히 낡은 부분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은 확실히 명작은 명작인데, 너티 독 특유의 레벨 디자인이나 연출은 7년(원작의 발매는 2013년)이 지난 시점에도 유효하기 때문. 이런 부분들은 딱히 낡았다는 감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마지막 엔딩에 대한 결정을 플레이어가 고민하고 결정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실제 플레이 하면서 속으로 ‘아니? 왜 이 중요한 결정을 내 의사와 관계 없이 진행해야 하는거야!’라며 비명을 질렀더란다. 세상을 살릴 것인가? 사람을 살릴 것인가?를 선택하게 만들면 부성애니 뭐니 하는 소리 쏙 들어가는 선택 하는 놈들이 대다수 튀어나왔을테니 판타지에 이입해서 허튼 소리 하는 사람들도 사라지지 않았을까. ?


  1. 해피 엔딩으로 끝나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로 정리되니 종종 무시되는 문제이지만, 실제로 이런 트라우마를 가진 아이들이 이후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플라워 Flower

  • 개발: thatgamecompany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09년
  • 장르: 어드벤쳐

2019년의 마지막 날, 이 게임이 나온지 10년이 넘은 시점에 엔딩을 봤다. 듀얼 쇼크의 6축 센서를 이용한 플레이는 내 개인적으로는 용서할 수 없는 무언가. 에 해당하지만, 그래도 이 게임은 컨트롤에 있어 그렇게까지 분노를 유발시키지는 않는다. 컨트롤에 대한 최적화를 그만큼 잘 했단 것이겠지.

환경 파괴와 이를 치유하는 여정이라는 매우 단순한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많은 기능성 게임들이 도전을 했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미려하게 풀어내는데 성공한 것은 지금까지도 이 작품 정도가 아닐까. 많은 기능성 게임들이 “경험” 보다는 “교훈 전달” 이나 “지식 전달”에 치중한 결과, 약간의 인터랙티브 효과가 있는 교보재만 양산한 건 아닌지 반성해 볼 일이다.

교육적 의미에만 치중한 게임은 결국 디지털 교과서일 뿐 게임이 될 수는 없다.

저니 Journey

  • 개발: thatgamecompany
  • 리뷰 플랫폼: Play Station 4
  • 발매년도: 2012년
  • 장르: 어드벤쳐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살면서 영적 체험이나 구도의 길에 대해 그것을 진정으로 행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은 가지고 있을지언정, 내 스스로가 그런 길을 가보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TV 쇼 프로그램인 스페인 하숙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알게 되었을 때에도 그런게 있나보네? 정도로 중얼거리고 말았을 정도다. 나 혼자서 그런 고행을 왜 해? 뿐만 아니라 가족과 저런 곳은 “여행” 못 가지. 같은, 어쩌면 실없는 생각.

저니를 플레이 하면서 느낀 ‘얘야, 니가 평생 관심이 없었겠지만 이런 경험도 있단다’ 라고 친절한 안내를 받은 기분이다. 고행, 수도, 순례, 여정이라는 키워드는 게임을 즐기는 내내 내 머릿속을 해집어 놓았다.

붓다, 예수의 고행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저니는 플레이어에게 고행과 순례를 간접 체험하게 해준다. 끝없이 펼쳐진 사막, 눈보라 내리치는 산길을 묵묵히 걸어가면서 나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이 길을 계속 가고 있는가? 를 끊임없이 질문을 하다보면, 게임의 엔딩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의 힌트를 일부 던져주고 끝난다 – 당연히 답은 하나가 아니며, 플레이어 개개인이 느낀 그 무언가 모두가 답일 것이다.

두 시간짜리 영적 체험 다이제스트. 이건 그간 어떤 게임에서도 다루지 못했고, 앞으로도 다루기 힘든 게임 디자인일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위대한 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