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각기동대 S.A.C. 2045 시즌 1 Ghost in the Shell: Stand Alone Complex 2045 S1

  • VOD (Netflix Original)
  • 2020. 05. 02.

평가: 4/5

공각기동대 S.A.C. Ghost in the Shell: Stand Alone Complex 는 일본 SF / 사이버펑크 만화 공각기동대를 원작으로 한 TV 애니메이션으로 2002년 첫 시리즈가 방영되었다. 이후 2기 2nd G.I.G, 2006년 단편 SSS Solid Solid State Society 를 끝으로 더 이상의 시리즈는 나오지 않았다 – 이후 리부트이자 프리퀄 시리즈인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Ghost in the Shell: Arise 가 나오긴 했지만, 리부트 답게 S.A.C.와는 무관하다. 때문에 S.A.C.의 14년만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공개는 의외였다.

국내를 비롯한 해외에서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극장판 작품이 가장 유명하지만, 개인적으로 S.A.C. 를 공각기동대 작품 중 가장 좋아한다. 원작 만화를 좋아하는 팬들은 모든 작품들에 대해 한가지 씩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듯 하지만, 원작 만화를 본 적은 없다보니 그런 저항감은 없다.

S.A.C. 시리즈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뇌화, 사이보그 등 근미래에 대한 소재가 등장하지만, 실제 직접적으로 다루는 주제는 현시대의 문제를 깊게 다룬다는 점 때문이다. 이번 2045 역시 마찬가지로 아프가니스탄 전쟁, 시리아 내전을 모사한 듯한 “지속 가능 전쟁”을 배경으로, 가상화폐, 전 세계적인 우경화, 선진국의 노령 인구 증가, 경제 위기 등의 내용을 적절하게 믹스하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내용을 하나 하나 곱씹어보는 것 만으로도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지적 유흥의 재미를 준다.

반가운 새 시리즈의 등장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일단 첫 트레일러 영상 발표 직후 팬 사이에 불거진 이른바 “공각기동대 또봇 에디션”의 문제. 실제로 영상의 디테일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렇가 나쁘지 않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 움직임이나, 표정 등의 부분에서 불쾌한 골짜기가 눈에 자주 띈다 – 사실 또봇 에디션이라고 하기엔, 또봇이나 헬로 카봇의 최신 시리즈의 움직임이나 표정 연출이 2045보다 더 뛰어나다.

그리고 또 다른 아쉬운 점 하나는 2002년 첫 작품부터 흐르던 작품의 보수적인 정치색 부분이다. 이번 2045에서도 일본 우파의 흐름인 “정상 국가 / 보통 국가”에 대한 내용이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국제 정세 설정도 상당히 낡은 편인데, 2002년 작품 배경을 그대로 가져오다 보니 어쩔수 없는 일이긴 하더라도 지금 현실 상황과 비교해서 생각을 해보면 헛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사실 S.A.C. 시리즈에 묘사되는 공안 9과라는 조직은 초법적인데다,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칙인 3권 분립 같은건 아에 지키려는 노력조차 안 한다. 구성원 개인의 윤리 / 도덕에 기대 돌아가는 엘리트 주의 집단이란게 이른바 보수 우파의 전통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하는 존재다.

18년전에는 이런 조직에 대한 환상을 품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만, 이제는 그다지 공감되지 않는다(코로나 19 사태 극복에 소수 엘리트가 아닌 보통 영웅들의 헌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환상을 환상으로 소비하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익스트랙션 Extraction (2020)

  • VOD (Netflix)
  • 2020.04.24

평가: 3/5

맨 온 파이어 Man on fire (2004) 의 열화판 이상의 평가는 어렵다. 영화의 때깔은 좋고, 특히 롱 테이크로 진행되는 추격 신은 영화 1917 보다 기술적 완성도가 뛰어나 보인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주인공이 구출 대상인 소년에게 이입되는 상황이 잘 이해가 안되고, 그 기본 설정이 어그러지니 내용과 액션이 다 따로 논다. 등장 인물들은 다 뭔가 사연이 있어보이는 척 하지만 그 사연이 제대로 밝혀지는 인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느낌과 장면만 과소비된다.

이 영화의 작가는 어벤져스 시리즈 감독으로 유명한 루소 형제 중 하나인 조 루소 Joe Russo 가 맡았다. 전체적인 플롯은 그의 향기가 느껴지지만, 영화는 뭔가 핵심 소스 두어개가 빠진 요리를 먹는 기분이다. 뭐, 레시피가 있다고 꼭 요리가 멀쩡히 나온다는 법이 있는 건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