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 234
0 0
Read Time:2 Minute, 54 Second

LLM AI의 발전 속도는 상상한 것 이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사의 AI 보다 자신들의 제품이 더 싸고, 빠르고, 뛰어나다는 것을 알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더불어 LLM AI 가 곧 경제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화이트 칼라 노동자들 – 특히 IT 노동자들을 대체 할 것이라는 공포는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이 아닌 점차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 중 입니다.

시대가 격변의 급류를 타고 있을 때 사람들의 우려와 공포는 반복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LLM AI 가 발전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 시스템은 태생부터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AI와 소통하는 언어가 바로 자연어를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사실 인간이 컴퓨터와 소통하기 위한 도구였던 프로그래밍 언어는 그 사용법이 매우 복잡하였고, 그 이유는 논리에 기반한 소통 규칙을 바탕으로 사람이 원하는 것을 컴퓨터에게 전달하기 위한 용도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인간이 컴퓨터와의 소통에 큰 무리가 없었던 것은 바로 이 복잡하고 논리 정연하지 않으면 안되는 소통 규칙 덕분에 기계는 지금까지 여태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원하는 행동을 실행해 주었습니다.

자연어를 통한 소통은 편리한 대신, 반대 급부로 소통 당사자 간 정보 전달 오류가 많은 방식입니다. 전달 되는 정보는 축약 되거나 삭제되기 일쑤고, 당연하게도 이는 개인마다 그 방식이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회의를 할 때 이런 경험을 매우 자주 하게 됩니다. 서로 A라고 이해하던 하나의 정보가 실제로 알고 보니, AA, 혹은 B, C 등으로 각자 이해가 다른 상황 말이죠. 이는 자연어를 이용한 정보 전달이 가진 가장 큰 약점 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LLM AI의 프롬프트는 결국 이 자연어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온 방법입니다.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닌 것이, 다른 사람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던가,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소통하던 사람들이라면 이게 사람에게 업무 지시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내릴 수 있는가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대번에 알아차렸을 겁니다. 프롬프트 제작법의 다수가 업무 지시서의 양식을 띄거나 기획서의 양식을 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던 겁니다.

이 말인 즉슨, LLM AI를 잘 사용하기 위해선 AI에게 명확한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이건 프롬프트 엔지니어 같은 힙 한 이름을 만들기도 훨씬 전에, 협업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일감을 잘 정리하고, 목표를 잘 제시하고, 업무 매니징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우리 주변에 계속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매니저라던가, 팀 리드라던가, 디렉터라던가, 총괄이라던가 하는 직함을 가지고 말이죠.

결국 LLM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는 자연어 소통을 정보의 누락 없이 가장 깔끔하게 잘하는 사람이 될 것 입니다. 문제는 1. 현재 이런 능력은 일부 직군 또는 매우 많은 시간 동안 자신의 분야에서 업력을 쌓은 사람들 중 운 좋게 해당 기술을 습득한 사람만 가지고 있다는 것. 2. 현재의 국가 의무 교육과 기업의 신입 교육은 이러한 능력을 향상 시키는 것과 매우 거리가 먼 방식의 교육 과정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네, LLM AI 시대에 첫 사회 생활을 하시게 될 분들에게는 안된 말이지만 본인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학습이 필요합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러한 분야를 가르칠 학습 과정도 없다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LLM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AI 가 대체할 신입을 줄이고, 관리할 신입이 없을 테니 비싼 연봉을 받는 “업무 소통 관리자” 들을 감원할 생각에 신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안합니다만, 그 비싼 업무 소통 관리자를 자르는 순간 LLM AI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고, 신입을 뽑지 않는 순간 업무 소통 관리자를 키울 기회도 사라집니다(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현재의 시스템은 신입이 아수라장을 뚫고 가까스로 경력자가 되었을 때, 그 중 일부가 가챠 뽑는 확률로 유능한 소통 관리자가 되는 구조이거든요).

네, 너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마 선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에서 인력을 LLM AI로 대체하고 난 다음 “이게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었구나” 라는 사례 연구가 나오기 시작하면 이 혼란(저 AI가 우리를 모두 죽여버릴 꺼야! 같은)은 곧 가라앉을 것 입니다.

아, 물론 LLM AI가 쓸모 없다던가 도태 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압도적인 효율성을 바탕으로 우리 인류의 삶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Previous post 둠 Doom (1993)
Next post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