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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작 : KCEJ (Konami Compter Entertainment Japan)
  • 유통 : 유니아나
  • 장르 : 액션 어드벤쳐 (Tactical Espionage Action)
  • 리뷰 타이틀 버전 : Play Station 2 일본 발매 버전 (NTSC-J)

– “여기는 스네이크. 들리는가?”

2000년과 2001년. 세계 최대의 게임 프로모션 쇼인 E3 Show에서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게임은 단연 메탈 기어 솔리드 2(이하 MGS2)였다. 이른바 ‘전술 첩보 액션’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세우며 등장한 전작 메탈 기어 솔리드(이하 MGS)의 후속편으로 등장한 MGS2는 PS2라는 머신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낸 수작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2001년 말 발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500만 카피가 팔려나갔다.

게임성에 있어서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 버린 전작에 비교하여, 후속작인 MGS2는 전작에서 구축된 패러다임을 하나의 기정 사실로 결정해 버렸다. 전작에서의 솔리드 스네이크는 적의 시선을 피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복잡한 퍼즐을 수행하고, 때로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적과 대치를 함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수행해야만 했다. MGS2에서의 주인공들 역시 이런 기본 행동 구조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다만 행동 선택의 폭이 훨씬 다양해졌을 뿐이다.

MGS2의 스토리 라인은 전작인 MGS에서 이어진다. 이른바 쉐도우 모세스 사건이 지난뒤 2년 후. 당시 사건에서 살아남은 적들 중 하나인 오셀롯에 의해서 메탈기어와 관련된 설계 도면이 전 세계로 유출되어버리는 사건으로 인하여 메탈기어에 대한 관련 정보가 더 이상 비밀이 되어버리지 못하고, 누구나가 마음만 먹으면 메탈기어를 생산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에 대하여 미국은 메탈기어 랙스에 대항하기 위한 신형 메탈기어를 개발하게 되고 사건은 이 신형 메탈기어(메탈기어 레이)를 운송하는 뉴욕항에 정박중인 미해병대 유조선에서 게임은 시작하게 된다.

MGS2는 대단하긴 하지만 혁신적인 게임은 아니다-이미 혁신은 전작에서 상당 부분 이루어졌을 뿐, 추가 된 것은 기술력에 기반한 좀 더 세련된 그래픽과 연출력일 따름이다. 다만 MGS2를 보면서 우리가 집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MGS2가 앞으로의 게임의 진화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 리뷰는 게임 자체의 사용 리뷰가 아닌, 이러한 게임의 진화에 대한 고찰을 중심으로 서술해 나갈 것이다.

– 인터렉티브 무비

인터렉티브 무비라는 개념은 상당히 구태의연한 개념이다. 게임의 인터렉티브성과 영화의 연출 방식을 결합한 형태의 이 개념은 이미 윙코맨더(Wing Commander)시리즈가 출시 되면서 그 가능성에 대한 검증을 마쳤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인터렉티브 무비는 영화와 같은 수준의 시청각적 연출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연출 내부에 사용자를 동참시킴으로써 사용자 몰입도를 극대화 시킨다는 개념이다.

초기의 인터렉티브 무비는 영화와 게임을 무리하게 접목시키려는 시도로써 이해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은 하드웨어의 성능 문제와 더불어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와 맞닥뜨리게 됨으로써, 결국 좌절되고 말았다. 결국 영화의 관점에서의 인터렉티브 무비는 스토리 텔링에 부적격 판정을 받고 곧바로 사장되어 버렸으며, 게임에서의 인터렉티브 무비는 그 기본 개념만 남게 되었다. 즉, 게임과 영화의 무리한 융화가 아닌, 게임 연출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이것은 특히 스토리 텔링형 게임의 경우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되는데, 이것은 영화의 연출 기법이 그대로 사용 될 수 있는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에서 역시 인터렉티브 무비라는 단어는 곧 사장되어 버렸다. 명칭 자체가 영화에서 파생된 면이 강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드웨어가 발전하고 실시간 3D 랜더링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게임에 쓰이는 비주얼 역시 새로운 변혁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로운 변혁이란 단순히 2D/실사 비주얼에서 3D 비주얼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3D 비주얼은 전반적인 작업 및 비용 효용성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으며, 좀 더 다양한 입력 상황에 대한 시각적인 개별 결과를 보여 줄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즉 좀 더 싼값에 게임 디자이너들은 자신이 원하는 이야기를 사용자들에게 맘껏 보여 줄 수 있게 된 것이다-이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 하고 싶은 사람들은 MGS2를 똑같이 실사 비주얼로 만든다고 상상해 보기 바란다.

MGS2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MGS2는 대단히 스토리 중심적인 게임이다. 게임과 스토리 연출 비주얼의 비율은 오히려 스토리 연출 비주얼 쪽이 더 높은 편이다. 스토리면에 있어서 사용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으는 선형 구조를 가진 것은 제작자(코지마 히데오)자신이 결국 인터렉티브 무비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MGS2는 스토리 분기가 없다). 이런 점에 있어서 MGS2의 스토리 연출 비주얼은 100% 영화적 연출로 이루어저 있다. 다만 문제는 MGS2는 게임이지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런 면에 있어서 제작자는 분명한 선을 그을 줄 알았다. 게임의 진행과 스토리 연출 비주얼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움직인다. 초기 인터렉티브 무비의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 자유도

MGS2는 충분히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자유도라는 면을 스토리 분기라는 편협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지만, MGS2의 게임 시스템은 충분한 자유도를 보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떠한 임무를 하달 받고 A-B로 가는 방법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고 할 때, MGS2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도출 해 낼 수 있다. 사용자의 성향에 따른 다양한 방법을 유도해 내기 위해 게임 시스템은 매우 다양한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 시스템의 사실성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게임 디자인의 철칙 중 하나는 무리하게 모든 환경을 실제와 동일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사실 만들 수도 없긴 하지만. 이른바 제작자의 선 긋기는 여기에서도 나타나게 된다. MGS2의 전체 시스템은 게임성이라는 한도 내에서 유연하게 움직이고 있다. 적 AI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선긋기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본인의 경우에는 Black & White의 경우 시스템 포화 문제의 대표적 사례라고 하고 싶다. 게임 시스템의 다양화를 통한 환경 구현은 좋았지만 오히려 그것은 게임에 전반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만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 Sims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구현할 시스템의 한계를 명확히 했다. 만약 Sims가 현실적인 시스템을 고려하여 인간 관계의 복잡한 감성 유동을 사실적으로 만들려 시도했다면 이미 그것으로 실패한 게임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 줄타기

요즘의 게임의 수 많은 목표들 중 몇 가지는, 재미를 위한 시스템의 사실성 추구와 효과적이고 세련된 스토리 연출 비주얼의 사용을 들 수 있다. 이 두 개의 목표의 극단에는 사실 위험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사실적이기만 한 시스템은 오히려 게임성을 떨어트리는 역할을 하게 되며, 미려하지만 남발되기만 한 스토리 연출 비주얼은 자칫 게임이 아닌 ‘초기 인터렉티브 무비’를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이 두 결과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게임을 재미없게 만든다는 점이다.

하지만 게임 디자이너가 위의 함정을 피하기에는 사실 두 가지 목표가 주고 있는 매력이 너무 높다-사실 게임 디자이너는 사실적인 것 또는 멋진것에 대단히 약하다. 함정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잘 잡아 줄을 잘 타는 것이야 말로 사실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가장 최우선의 방법인 것이다.

MGS2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은 섬세한 줄타기의 예시 동작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문제 아닌 문제라면 그 숙련된 조교의 예가 너무나도 완벽한 것이 보는 사람들을 주눅들게 만든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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