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s: 613
0 0
Read Time:2 Minute, 41 Second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게임 개발자 지망생의 마음가짐과 관련한 글이 타임라인에 자주 뜹니다. 가장 크게 다가오는 지적 중 하나는 “게임 많이 했다고 네가 게임 개발을 잘 할 수 있다 생각하지 말라” 군요. 네, 반성합니다.

변명인지 꼰대질인지 모르겠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는 게임 개발에 대한 정보도 잘 없었습니다. 매 월 출간되는 컴퓨터 잡지에 실린 미니 게임의 소스 코드를 배껴서 타이핑 해보거나, 접근성 안 좋은 PC 통신 게임 개발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는게 그나마 숨통을 틔웠지요. 게임 기획이요? 제 개인 경험이라 일반화 하긴 어렵지만, 당연히 “그런게 있다”라고 시작한게 아니라, “해외의 다른 회사들 처럼 저런 큰 게임을 만들려면 설계 Design 하는 사람이 있어야 겠지?” 라는 식으로 생각을 확장해서 나온 결과로 지망했습니다.

(당연히) 다들 뭘 모르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게임 기획이라고 하면 다른 파트가 일할 수 있는 문서 작성하는게 최종이라 생각하고, 문서 작성 연습만 왕창 했던 기억이 납니다. 부디 여러분들은 이런 짓을 하진 마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전문 학원, 대학, 그리고 특성화 고등학교까지 설립되어 있고, 인터넷 등을 통해 각종 강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련 서적도 매우 많이 출간되어 있지요. 만약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면 일단 전문 기관, 전문 서적의 도움을 받으세요.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요? 문서 작성? 인상적인 프리젠테이션 방법? 많은 게임 플레이 경험? 원할한 커뮤니케이션 능력? 이 것들이 게임 기획자로서 필요한 능력인 건 맞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건 “게임을 만들 줄 알아야 합니다.”

게임을 만들어야 된다고 이야기 하면 저는 프로그래밍도, 그래픽도, 음악도 못하는데요? 라고 이야기 하면서 손을 놓거나, 위에서 이야기 한 대로 “난 게임을 많이 해봤으니 게임 기획도 잘 할 거야” 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안됩니다)

이러면 안됩니다

게임 기획자 – 더 정확하게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이 가진 방향성에 맞는 게임 규칙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지망생의 단계에서 프로그래밍이나 아트, 음악을 잘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게임 디자이너를 지망한다면 게임을 디자인 하는 방법을 꾸준히 익히세요.

“아니, 프로그램도, 아트도 못하는데 어떻게 게임을 만들면서 디자인을 익히나요?” 기획 지망생 분들은 게임을 만든다고 하면 트리플 A 대작 게임을 먼저 떠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디자인을 익히는데 그런 커다란 프로젝트는 필요 없습니다(물론 작게나마 게임 프로젝트에 합류해 끝까지 완주하는건 더 좋은 경험이긴 합니다).

게임 디자인은 프로그래밍이나 아트가 필요한 영역이 아닙니다. 위에서 게임 규칙을 만들면 된다고 했지요? 막막해 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종이와, 연필, 가위, 풀을 꺼내들고 보드 게임을 만들어보세요. 보드 게임 제작은 훌륭한 게임 디자인 학습 방법입니다.

보드 게임을 만들며 게임 디자인을 학습 할 때 아래의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1. 게임의 규칙을 정할 때,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정리해 보세요.
  2. 만든 게임은 혼자 혹은 지인들과 함께 꼭 테스트 하세요.
  3. 테스트를 할 때는 게임 제작 시 정리한 이유와 비교해 실제 플레이와 어떻게, 왜 다른지를 고민하고 정리해 보세요.

어떤 게임을 만들지 막막하다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추천합니다.

TRPG 게임 마스터는 좋은 게임 디자이너 훈련법입니다

게임 기획자 지망생의 훈련으로 게임 역기획이 추천되곤 합니다만, 저는 그다지 추천하지 않습니다. 게임 역기획은 문서 작성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몇 가지 큰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 제작진의 숨겨진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과, 어떤 결정에 대해 학습자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 소개한 내용은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가지고 아직 한발짝도 내딛지 못한 분들을 위한 글 입니다. 이 단계는 고작 시작일 뿐이고, 이제 지망생으로써 한 발 나간 것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제 과거와는 다르게) 올바른 방향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니 괜한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그럼 파이팅.

Previous post 익스트랙션 Extraction (2020)
Next post 공각기동대 S.A.C. 2045 시즌 1 Ghost in the Shell: Stand Alone Complex 2045 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