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12 Back Stage: ‘게임개발자의 꿈 그리고 인디게임’ 강연 후기

2012년 4월 24일 (월) 부터 4월 26일 (수) 까지 넥슨 주최로 열린 NDC12의 공개 행사가 모두 종료되었습니다(아마,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본사 쪽에서는 아직 비공개 세션들이 진행 중에 있겠군요). 저를 포함한 파이드 파이퍼스의 주 멤버 전원(그래봐야 달랑 둘 뿐이지만)이 발표자로 인디 트랙에 참가하였고, 약 한 달 간의 준비기간 동안 갖가지 고민과 삽질을 거듭하면서 발표 준비를 했습니다.

이 기록은 발표 후기에 대한 내용으로, 주제 선정에서, 발표 준비 과정, 그리고 발표와 발표 이후의 잘된 점과 잘못된 점에 대한 발표자 개인의 주관적인 평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제의 선정

올해 NDC12에 처음으로 인디트랙이 신설되고 세션 발표를 할 인디 게임 개발자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는, 아직 NDC12에 대한 이야기가 외부에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 터틀크림의 박선용님께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별 생각 없이 덜컥 낚시밥을 물었습니다만, 곧 커다란 고민에 빠져버렸습니다. ‘아니, 대체 뭔 이야기를 한단 말인가!’

NDC12 같은 큰 행사에 나가서 주절주절 이야기 할 꺼리는 그리 많진 않았습니다. 게임 개발 일지나, 기타 게임 개발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이곳 블로그에 잘도 올리고는 있지만, 사실 이런 주제의 이야기들은 요즘 덩치 큰 회사들의 소위 ‘잘 나가는’ 팀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우리보다 더 잘하고 있습니다. ‘인디 게임’이라는 카테고리에 묶어서 할 수 있는 것은, 인디 게임 개발 방법론이나, 진행 완료한 프로젝트의 포스트모템, 인디 게임 비즈니스, 이 정도 밖에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고, 파이드 파이퍼스 내에서는 ‘아직 게임도 릴리즈 못 했는데 뭔 이야기를 하든 그게 먹히겠냐?’ 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쟁쟁한 인디 게임 제작자 분들이 더 훌륭한 이야기들을 해주실거란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저 주제는 피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있었죠(그리고 예측은 보기 좋게 들어맞았더군요).

처음에는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다가, 결국 그냥 각자 알아서 판단하고 결정하자는 편의주의적 생각으로 일을 각각 떠 안게 되었고, 저는 ‘게임 개발자의 꿈, 그리고 인디 게임’이라는 제목을 붙인 강연을 생각하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경험과 더불어서 주변 분들에게 종종 듣는 레퍼토리 중 하나는 ‘청운의 꿈을 안고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역시 꿈만으로 먹고 살기는 만만치 않더라’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그 꿈, 계속 꾸고만 있지 말고, 작게라도 조금씩 실천해 보는게 어때요?’ 라고 되묻고 싶었던거였죠. 고백하자면 인디 게임은 그냥 덤이었습니다. (…)

자, 한줄로 요약되는 이 아름다움! (출처: http://j.mp/ndc12noteread)

발표의 준비

발표 준비는 공식적으로 NDC12의 참가자 신청을 받고, 행사 진행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한 이후부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일단 발표 내용의 개요를 정리하고, 이리저리 개요를 수정 한 다음에 대본 작업에 먼저 들어갔습니다.

사실 저는 개요 선정까지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대본을 만들 때 터졌습니다. 발표 시간은 총 25분이 주어졌고, 처음에는 그 25분이 정말 길고 긴 고난의 행군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왠걸,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고 보니 25분이 훌쩍 지나가 있더군요. 이 때 부터 과감한 커트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안 웃어줄 것 같은 썰렁한 유머 코드는 대폭 줄이고,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과감하게 삭제에 삭제를 거듭하였습니다(하지만 애초에 발표 방향이 ‘개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한다’였기 때문에 대부분이 개인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심지어 논리에 무리가 있을 정도로 이야기들을 삭제를 하고 나서야 적정 발표 시간인 20분 안쪽으로 맞출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사를 빨리 진행해야 나올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실 강연 때는 약 22분 정도 소요 되었더군요.

내용에 맞는 적정한 이미지들을 찾는 것도 일이라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구글느님’은 역시나 기대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직접 만든 이미지 몇 컷을 제외 하고는 거의 대부분을 구글에서 검색해서 사용하였으니깐요.

슬라이드 부분은 되도록 텍스트를 적게 쓴다, 그리고 불필요한 애니메이션 효과는 쓰지 않는다. 수준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파이드 파이퍼스에서도 소개했었던 DICE 2012의 Todd Howard 씨의 기조연설을 롤 모델로 삼았는데, 나름 깔끔하지 않았나 자평 합니다.

슬라이드를 작성하면서 발표 내용 전체를 각 슬라이드 노트에 삽입하여 큐카드를 만들었습니다. 큰 행사에서의 발표가 처음이란 것을 감안하고, 무모한 애드립을 남발하는 것 보다 차라리 안정적으로 대본 읽는 편이 좋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습니다.

발표 자료를 만드는데는 약 1주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중간 점검 차원의 자체 리허설을 하고,  분량 조절을 하고, 이것 저것 조금씩 수정하다 보니 그렇게 시간이 경과 되어 있더군요.

발표 당일

사실 이분이 나올 때 예상 반응에 대해 반신반의 했었다는…

발표 직전까지 행사장에 준비되어 있던 리허설 룸에서 간단히 체크를 하고, 강연장 규모도 확인하고 이런 저런 준비를 마치고, 발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시간에 6개 세션이 동시 진행되다보니 상대적으로 강연에 흥미가 덜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와 주셨더군요-다시한번 오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개인적인 내용이 절반인 데다가, 분량 조절 실패로 여기저기 무리하게 잘라냈기 때문에 강연 내용은 썩 좋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다행이 ‘여긴 꼭 웃어주셔야 되는데…’ 하는 부분에서 다들 유쾌하게 웃어주셔서 강연 내내 힘이 되었습니다.

다만, 몸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목이 완전히 가 버린 상태에서, 긴장이 더해져서 목소리가 거의 왔다갔다 하는 현상을 나중에 녹화한 영상을 확인하고서야 파악하게 되었습니다(아아… 망했어요). 게다가, 분량을 줄였어도 내용이 꽤 되어서 결국 서둘러서 말을 하게 되느라 전달력이 최악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신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무난하게 발표를 잘 마쳤습니다. 공식 QnA 시간에는 비록 아무도 질문을 던져주시진 않았지만(… 질문 할 것이 없는 강연 내용이었으니), 강연이 모두 종료된 이후에 개인적으로 질문 주신 분들께 적절한 답변을 제대로 해 드렸는지 아직까지 걱정이긴 합니다.

정리

잘 된 것

  • 다른 발표자와 차별화 된 주제 선정
  • 텍스트를 최대한 줄인 슬라이드(하지만 또 지나치게 줄인 것은 아닌가 싶기도)
  • 중간 중간의 적절한 농담거리의 삽입
  • 대본의 준비

잘못 된 것

  • 분량 조절 실패
  • 컨디션 관리 실패
  • 지나치게 뜬구름 잡는 주제
  • 목소리 조절 실패
  • 발표 시 안 좋은 버릇 – 이야기 시작 시 ‘어~’ 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음

p.s. NDC12의 주관사인 넥슨, 그리고 NDC12 TF 및, 여러 스태프, 진행자 여러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NDC12] 게임개발자의 꿈 그리고 인디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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