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몇몇 하드코어 게이머들은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게임에 비주얼은 전부가 아니다. 게임 시스템이 정말 재미있게 꾸며져 있다면 게임은 점, 선, 그리고 면으로만 이루어져 있어도 재미있다. 심지어는 텍스트만으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재미있을 것이다.
언뜻 들어보면 그럴듯하다. 우리 팀의 경우에도 ‘이 프로토타입은 일단 점, 선, 면으로 만들지만 이것 만으로도 재미있어야 돼!’ 같은 가오(…) 잡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가 정말일까?

위와 같은 이야기는 사실 게임 비주얼의 ‘미적 가치’만을 따진다. 그러나 게임 비주얼은 미적 가치 이외에도 ‘기능적 가치’가 포함된다. 게임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상호작용(Interactive)에 기반을 한다. 때문에 상호작용에 필요한 기능들(Interface)에 대한 설계가 필수적이며, 이는 결국 상호작용 도구 중 하나인 시각 정보 표시 부분 역시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넓은 의미에서 화려한 3D 그래픽이든, 점, 선, 면이든, 텍스트이든 간에 이러한 것들은 비주얼을 표현하는 ‘방식’의 문제일 뿐이다. 어떤 방식을 사용하든 비주얼의 기능적 가치를 간과한다면 결국 그 게임 비주얼의 질(Quality)를 망치는 요인이 된다.
자, 그렇다면 텍스트나 점, 선, 면 등을 이용하여 간결하게 표현하는 비주얼의 제작의 난이도가 쉬운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프로젝트 경험상 특정 방식을 사용하는 것과 비주얼의 질을 높이는 일은 서로 상관관계가 없다. 텍스트를 이용을 하든, 점, 선, 면의 단순한 도형의 조합이든, 화려한 수준의 일러스트나 3D 그래픽을 이용하든 간에 그 표현 방식의 극의에 도달하는 것은 ‘똑같이 어렵다’.

부디 텍스트 어드벤쳐라고 비주얼을 쉽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그 텍스트 어드벤쳐가 굉장해 보였던 것은 텍스트를 이용한 비주얼 표현의 극의에 달했기 때문이지, 단지 게임 시스템만 훌륭해서는 아니다.